지난 13일,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녹색교통도시’ 건설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닌 한·프랑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968년 서울에서 자취를 감춘 노면전차 ‘트램(Tram)’을 서울 시내에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활발했다. 그 중심에서 김익희 포스코건설 부사장(58)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새로운 교통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사단법인 한국신교통협회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 부사장은 ‘신교통’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신교통’은 새로운 ‘녹색교통문화’”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보행자와 자전거, 철도 등 친환경 녹색교통이 어우러진 쾌적한 삶을 지향하는 ‘녹색교통운동’인 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시대에 경제 성장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룬 ‘녹색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트램’과 같은 신교통 수단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에 전차가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언뜻 어색하지만 그의 주장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교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그중 도로 교통이 80%를 차지한다.
김 회장은 “선진국가로 도약을 수반하는 ‘녹색성장’ 시대에 고비용 저효율의 도로 중심 교통 체계에서 궤도 중심 녹색 교통체계로의 변화가 요구된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신교통수단은 보행자와 자전거, 철도 등 녹색교통뿐만 아니라 타 교통수단과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좋고, 전기에너지 사용으로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시설 및 차량의 크기와 구성, 디자인 등을 도시의 특성과 교통 수요에 맞게 설계해 적용한다면 금상첨화다.
김 회장은 이미 1990년도 초 신교통수단 도입이 논의됐지만 그 추진 속도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아직까지 다양한 신교통 시스템별 시설 기준에 대한 세부 적용 기준이 없다”며 “국가계획, 도시계획, 교통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의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함으로써 효율적인 녹색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한국신교통협회장으로 취임한 뒤 협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녹색 교통문화 창조를 위한 관련 법·제도 정비와 민관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개최한 신교통세미나에서 신교통사업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제도 개선에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관련 기관, 업계의 공감대도 이끌어냈다.
김 회장은 미래형 녹색성장산업으로서 신교통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당부했다.
“신교통기술은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술이며, 신교통산업은 건설·운영·신호·전기·통신 등 관련 업종이 다양하고 산업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기술·정책적 지원과 육성이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정부가 최첨단 교통기술과 친환경 녹색기술이 융합된 미래형 녹색성장산업으로서 신교통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면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미래의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