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산업은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부품 표면에 금을 뿌리거나 칠해 전기적인 성질을 부여하는 전기전자 분야의 핵심 기반 산업이다. 도금은 니켈과 같은 금속에 전기적인 성질을 부여하고 부식을 막고 마모성을 높여준다. 또 외관을 아름답게 꾸며 최종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준다. 이처럼 도금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도 해당 기업은 대부분 영세한데다 기술이 낙후하고 도금 때엔 금속을 세척하고 금을 입히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산공단에 자리 잡은 제이미크론은 최첨단 공법과 친환경 기술로 도금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이미크론(대표 황재억 www.j-micron.co.kr)은 PDP·LCD 커넥터, 모바일 커넥터, 케이블, LED 리드프레임 도금 등 특수 표면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아온 업체다.
도금공정에 기술혁신을 거듭한 결과 1986년 창립 당시 연간 매출액은 20여억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20여 년이 지난 현재 300억원으로 15배에 달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또 지난 1998년에는 ISO 9002 인증을 받고 2000년과 2001년 벤처기업, 기술혁신형중소기업(INNO-BIZ)에 잇달아 선정되는 등 탄탄한 성장기반을 굳혀왔다. 이처럼 제이미크론이 정밀 도금산업에서 앞선 데는 제이미크론이 연구개발 투자에 지난 1989년부터 20여 년간 전기, 전자제품의 도금과 특수표면처리 한 우물을 파며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인 결과다.
제이미크론은 아울러 도금공정에 폐수 무방류·재활용 공정기술, 친환경 도금기술 등을 도입해 ‘3D 업종’이라 불리던 도금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전자부품용 고속 선택도금기술과 도금폐수 재활용시스템(CLRS) 등을 개발, 친환경 녹색 도금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영세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술정체 산업이란 인식을 송두리째 바꾼 것이다.
◇생기원과 함께 도금산업 미래 열어=제이미크론이 도금산업의 낙후한 이미지를 털어내는 데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역할도 컸다.
황재익 대표와 황화익 전무는 제이미크론이 이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기술지원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황화익 전무는 “연구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도금기술과 관련 산업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생기원이 도금기술의 원리·열처리·계면접합특성, 표면신뢰성평가방법, 해외기술동향 등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제이미크론은 3D 업종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온수지교환법으로 도금폐수 재활용시스템 개발=제이미크론이 겪었던 기술 애로 중 가장 큰 문제는 도금산업의 ‘난제’라 불리는 도금공정에서의 폐수 방출 문제였다.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가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폐수처리는 곧 비용발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제이미크론은 폐수 처리문제를 고민하던 중 1998년 생기원 문을 두드리게 됐다.
제이미크론의 ‘난제’에 대해 열표면기술지원센터의 이홍기 박사는 이온수지교환법을 제안했다. 이온수지교환법은 양이온 수지나 음이온 수지를 이용해 수중에 녹아있는 양이온이나 음이온을 선택적으로 교환함으로써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온수지교환법을 활용하면 기존 도금폐수 처리공정을 정밀여과막으로 대체, 산화 및 환원 처리, 응집제 투입, 침전제 투입, 응집, 침강조, 농축 등의 복잡한 처리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이홍기 박사의 조언을 들은 제이미크론은 이온수지교환법을 활용해 도금공정에서 나온 수세폐수(Rinse-Waste-Water)를 청정수로 만드는 도금폐수 재활용시스템(CLRS) 시스템 개발에 착수, 도금산업이 환경파괴산업이 아닌 친환경 녹색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생산기술연구원의 한중생산기반기술협력센터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황재익 대표는 “토양환경 오염방지를 위해 모든 폐기물은 공해처리 업체를 통해 처리한다”며 “금·은 등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자원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후 제이미크론은 습식표면처리 공동연구 기반구축사업에 함께 참여하면서 생기원의 R&D기반 현장밀착 기술지원시스템을 통해 도금기술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하는 데 주력했다.
◇선진국도 개척 못한 첨단 도금기술의 영역에 첫 발=생기원 열표면기술지원센터는 제이미크론에 대해 도금제품의 시험·분석 및 검사, 제품의 신뢰성 기술지원, 초정밀 표면분석 기술지원, 기술교육 및 신기술정보 제공 등 다각도의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소재표면의 미세영역 고정밀 화학성분 및 재료조직 측정·검사를 통해 제품불량 원인규명과 대안기술의 상담 및 지도, 생산공정의 진단·분석 및 문제점 발생원인 도출과 도금현장 애로기술의 해결방안 자문 및 기술지도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이미크론의 기술 수준은 동종업계의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게 된다.
일례로 기존 통모양의 베럴 방식으로 제작하던 도금기술을 릴투릴 방식으로 바꾸면서 분당 22미터를 처리용량을 대거 늘리는 혁신을 일으켰다. 이는 도금 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앞서 있다는 평가다.
제이미크론은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2000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우수 연구인력을 영입하는 한편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PDP 격벽 롤다이 도금방법’ ‘니켈 팔라듐 골드 도금방법’ ‘마이크로 패터닝 도금방법’ ‘마그네트론용 세라믹 캐소드의 도금편차 감소를 위한 도금방법’, ‘도금폐수 정화처리 및 방법’에 대해 잇달아 특허를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제이미크론은 올해 PDP 제조공정의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PDP 격벽 형성 롤다이 도금방법’을 개발 완료했다. 또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초정밀 도금 방법을 개발하며 누구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있다.
안산(경기도)=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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