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킨들로 불을 지핀 전자책 시장을 놓고, 소니와 삼성·아이리버 등에서 전자책 리더를 앞세워 시장에 진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오프라인 서점 체인인 반스앤드노블은 21일 새벽 공식적으로 자사의 리더와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내년 1월 태블릿을 앞세워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본격적으로 전자책 관련 시장에 뛰어든다고 한다.
포레스터에 따르면 올해 판매되는 전자책 리더는 미국에서만 300만대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구글은 이미 수천만권에 이르는 책을 수많은 대학 도서관과 제휴해 스캔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미 절판된 책 등에 대한 온라인 콘텐츠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매출액의 63%는 출판사에 주고, 37%를 구글이 가져오는 방식으로 전자책을 판매할 예정이며 이미 주요 출판사와 제휴를 끝낸 상태로 도서검색과 판매에 필요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전자책을 온라인 소매상을 거쳐 판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이때에도 출판사가 45%의 매출액을 가져가며, 나머지 55%를 소매상과 구글이 나누어 가진다고 한다.
구글과 소니를 포함한 다수의 오픈 전자책 진영과 킨들을 앞세운 아마존 진영의 격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에서 내놓은 누크(Nook) 역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더욱 풍부한 표현이 가능한 태블릿으로 내년에 시장 진입할 예정이기에 2010년은 바야흐로 전자책 기술과 문화가 대중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애플의 행보는 이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애플은 태블릿에 단순한 전자책 리더 소프트웨어를 올리는 정도로 일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미 수많은 미디어와 함께 차세대를 겨냥한 하이브리드 형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기존의 e잉크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로 보인다. 사용자의 상호작용과 멀티미디어가 같이 결합된 콘텐츠, 그리고 아이튠스를 통한 판매 및 경험의 전수, 이런 복합적인 시나리오가 모두 적용된 기기와 문화, 서비스를 하나로 합친 것이 애플 태블릿이다.
어쨌건 구글과 애플의 전자책 시장 참여로 아마존은 최대의 위기이자 적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아마존 킨들에 대항하는 다양한 전자책 리더를 만들고 있는 업체에는 킨들의 아성을 깨고, 하드웨어의 성능으로 승부를 걸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업체도 분발을 해서,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만 높이거나, 온라인 서점의 매출만을 증가시키는 등의 소극적 대응보다는 좋은 리더를 제작하는 회사와 출판사 및 온라인 서점이 다같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생태계를 구성하는 노력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블로거·칼럼니스트 jihoon.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