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휴대폰 공장 규모, 구미 사업장 수준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베트남 휴대폰 생산공장의 규모가 국내 생산기지인 구미사업장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이명박 대통령은 베트남의 삼성 휴대폰 사업장을 방문한 뒤 베트남국립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베트남 생산법인은) 삼성전자가 투자해 지금은 종업원 2700명이(근무중이며), 준공식은 10월이지만 (이미) 일은 시작했다”며 “곧 1만2000명이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1만2000명의 인력은 현재 구미 사업장의 인력(약 1만1000명)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 베트남 사업장의 생산규모가 구미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총 1억4600만달러가 투입돼 2008년 4월 착공된 베트남 공장은 지난 4월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갔고 현재 31개 모델을 생산, 대부분을 베트남 내수와 동남아 등 9개국에 공급되고 있으며 향후 유럽·호주 등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총면적 1제곱킬로미터(㎢)에 무선 150만대, 사출 60만대의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상반기 52만5000대, 하반기 650만대 등 올해에만 총 700만대 수준의 휴대폰 생산이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력은 하반기 예상치로만 추산해도 연 1300만대에 달하며 이는 3600만대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는 구미 사업장의 3분의 1이 넘는다. 향후 1만2000명의 인력규모에 비춰보면 두 지역간 생산력 차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이 3000만대를 넘어 최대 1억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텐진·후이저우·선전 등의 중국 공장의 생산량까지 늘어나며 구미 사업장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과 인근지역 시장과 저가폰 수요에 대응하고 구미는 국내 판매용 제품과 프리미엄폰 수요를 충족하는 이원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2007년부터 글로벌화 전략에 따른 신흥시장의 물량확대로 해외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기는 했지만 프리미엄폰 생산기지인 국내 생산 물량이나 비중이 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