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계속된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완승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7.1~9.30) 실적을 발표한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는 28억 700만 대만 달러(한화 1천2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노테라도 21억 3천만 대만 달러(한화 7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24.4%, -22.3%를 기록했다.
난야테크놀로지는 올 2분기에도 52억3천200만 대만달러(한화 1천9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 적자 규모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2분기 이후 D램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적자는 계속됐다.
지난달 4분기(자사 기준 회계연도. 6.5~9.3) 실적을 내놓은 미국 마이크론도 4천900만 달러(한화 5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손실 규모가 7억5천만 달러(한화 8천850억원)에 이르렀던 1분기에 비해서는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됐지만 2분기에 이미 반도체 부문이 흑자로 돌아선 삼성전자와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하이닉스에 비하면 회복 속도는 더디다.
외국 업체 중에는 일본 최대 D램 업체인 엘피다 정도만 올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엘피다는 최근 실적 전망 발표를 통해 8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엘피다는 다음달 5일 공식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올 2분기 2천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는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하이닉스도 2천억 원 안팎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3분기 D램 가격 상승의 혜택을 국내 업체들은 고스란히 누린 셈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차세대 D램인 40나노급 DDR3를 양산하기 시작하는 등 경쟁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D램 시장이 완전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를 대비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경쟁업체 중 40나노급 공정 기술을 가진 곳은 엘피다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불황을 먼저 빠져나왔다”며 “DDR3로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면 업체간 격차도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