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장비의 국산화율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화 설비 기업이 태양광 모듈 공정에 필요한 핵심장비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디스플레이, 자동차, 2차전지 분야 공장자동화(FA) 설비 전문기업인 톱텍(대표 이재환 www.toptec.co.kr)은 최근 외산 의존율이 높은 태양광 모듈 생산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사가 그동안 축적해 온 공장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태양광 모듈 생산장비는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설비 가격이 외산에 비해 30%가량 저렴해 국내 태양광 모듈시장에서 바람 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톱텍이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한 태양광 모듈 생산장비는 모듈 검사장비를 제외한 모듈 생산공정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라미네이터와 태빙기를 포함한 태양광 모듈 제조공정 장비 일체다.
라미네이터는 태양광 모듈이 충격이나 비바람 등 외부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태양전지를 비롯한 각종 자재를 진공압착하는 장비다. 태빙기는 각각의 태양전지를 리본을 이용해 전극이 통하는 선으로 연결하는 장비다.
이 회사 연구진은 “국내외 대다수 태양광 모듈 생산기업이 2버스(BUS) 방식의 태빙기를 사용하는 반면, 톱텍의 태빙기는 2버스와 3버스 방식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3버스 방식은 태양광 효율을 10%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톱텍은 태빙기와 라미네이터를 모두 개발함에 따라 앞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장비 수주를 턴키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셈이라는 평가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30㎿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만들 때 외산은 80억∼90억원이 소요되지만 톱텍의 제품을 사용하면 50억∼60억원이면 가능하다.
최근 톱텍은 자회사인 티엔솔라에 50억원 규모의 태빙기와 라미네이터를 공급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설비인증을 획득했다. 티엔솔라가 이 장비로 생산한 태양광 모듈은 이미 올해 생산 물량 전량이 공급계약을 마친 상태다. 현재 개발된 장비에 대해 탑선과 1개 라인에 대한 공급계약을 진행 중이며, 국내 2∼3개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와 공급을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
이재환 톱텍 사장은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장비로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된 톱텍은 최근 아산사업장을 본격 가동함으로써 지난해 614억원보다 30%가량 늘어난 8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