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 전공정 장비를 LG디스플레이의 주요 협력사로부터 처음 구매하기로 했다. 수년전부터 삼성·LG의 협력사 줄세우기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제기됐던 가운데, 반도체·LCD 산업을 아우르는 장비 교차 구매의 실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는 반도체 전공정 핵심장비인 건식 식각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4대를 삼성전자에 공급키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디엠에스는 LCD 장비 일변도에서 탈피, 반도체 장비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것을 물론 삼성전자에 처음 납품하게 됐다. 또 연간 5조원에 이르는 건식 식각장비 시장에서 국산 장비의 수출 효과도 기대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지난해 디엠에스로부터 8세대용 고집적세정장비(HDC) 2대를 발주하며 장비 교차 구매의 물꼬를 튼 바 있다.
건식 식각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있는 미세회로 패턴 중 불필요한 절연막을 플라즈마로 제거하는 핵심 전공정 장비다. 국산화율이 1% 미만에 머물렀던 핵심 장비다. 디엠에스는 지난해 5월 지식경제부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3사가 주관한 ‘성능 평가 협력사업’에 참여, 건식 식각장비를 삼성전자의 양산라인에서 성능을 검증한뒤 이번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디엠에스의 건식 식각장비 ‘i-제미너스’는 40나노급 300㎜ 메모리 웨이퍼의 옥사이드 공정용으로 개발됐다. 간단한 설계 구조와 함께 크기도 줄여 소모성 부품 교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디엠에스 측은 원가 경쟁력과 동시에 안정성·가동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디엠에스는 40나노급 구리배선 옥사이드 공정에도 이 장비를 추가 적용하기 위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