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매물로 나와 있던 기업들에게 인수를 타진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M&A가 실제 일어나게 되면 향후 매입이 이뤄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IT아웃소싱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IT아웃소싱 운영업체에 변경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과 예비 실사를 위한 비밀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KT가 비씨카드하고 금호렌트터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푸르덴션증권을, 한진그룹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여전히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등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IT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M&A는 KT의 비씨카드 인수다. 실제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려는 배경은 무엇보다도 통신과 금융서비스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양사의 정보시스템 연계나 IT전략 공유 등은 불가피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씨카드의 IT운영체계도 KT의 IT자회사인 KT데이타시스템이 일정 부분 관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씨카드는 자체적으로 IT를 운영하고 있다.
KAI의 M&A도 IT아웃소싱 시장에서는 큰 변화를 일으킬 만한 요인이다. KAI는 현재 SK C&C가 지난해부터 토털 IT아웃소싱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아웃소싱 계약기간은 10년이다. 그러나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진그룹이 KAI를 인수하게 될 경우 IT자회사인 한진정보통신이 IT아웃소싱 전 영역은 어렵다 하더라도 일부분에 대해서는 아웃소싱을 맡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이러한 사례들은 곳곳에서 나타난 바 있다.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정보시스템과의 장기 IT아웃소싱 계약을 해지하고 아시아나IDT에게 IT아웃소싱 업무를 이관했다. 만도도 한라그룹이 다시 인수하면서 장기 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있던 삼성SDS와 계약을 해지하고 현대BS&C와 IT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그룹 계열사의 IT전략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여서 새로 인수된 기업의 IT전략도 그룹의 IT전략에 맞춰 변해야 할 것”이라며 “인수된 기업의 정보시스템 운영 업무는 그룹 내 IT계열사로 이관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IT계열사 입장에서도 새로 인수된 계열사의 정보시스템 운영 등을 맡으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에 IT아웃소싱 이관에 더욱 적극적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M&A가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만약 효성그룹이 인수하게 되면 IT아웃소싱에 대한 변화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효성그룹 내 IT아웃소싱을 수행할 만한 IT계열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효성그룹내 IT회사는 노틸러스효성과 효성ITX 정도가 있다.
그러나 노틸러스효성은 금융자동화기기(ATM)와 일부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IT아웃소싱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효성ITX는 출범한지 얼마 안된 컨설팅 회사다. 따라서 지난 2008년부터 IT아웃소싱을 수행하고 있는 LG CNS가 별 무리없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지난 2008년 하이닉스반도체와 5년간 전사적자원관리(ERP), 생산관리시스템 등 전 정보시스템에 대한 운영과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아직 뚜렷한 매입자가 나서지는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푸르덴셜증권 등도 M&A가 이뤄지게 될 경우 이에 따른 IT아웃소싱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