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진행 중인 산업기술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에 대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원천 기술이 아닌 응용기술에 집중된 출연연 인센티브 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우제창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민주당)은 이날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11개 출연연 종사자 1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지식경제부와 산업기술연구회가 2011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출연연 조직 개편에 대해 국가 연구사업의 기틀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2%는 ‘포괄적 논의를 거쳐 개선방향 정립 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출연연 간 중복영역 조정 방안도 ‘기관별 특성 차이를 고려한 협력연구체제 구축’(61.3% ) 의견이 가장 많았고 출연연 지휘체제 개편 방향에 대해 기존 법인형태를 유지하되 기관 중복기능 조정과 경영효율화’(81.8%)를 꾀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부의 개편방향에서는 ‘기본관점과 전략이 결여돼 있다’(56.1%)는 의견과 ‘연구현장의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추진’(90.2%)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우 의원은 “MB 정부 이후 과학기술 정책이 단기 위주의 성과와 효율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원천·장기 기술을 연구해야 하는 과학의 본래 목적을 흐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욱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연구원 발전계획 수립은 단순히 기관 통폐합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다”며 “각 출연연 의견을 반영해 계획안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출연연 연구원에 돌아가는 기술료 인센티브가 최소 0원에서 최대 860만원까지 편차가 심하고, 이마저도 응용기술에 편중돼 원천기술을 등한시하는 연구풍토를 만연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최철국 의원(민주당)은 올 초부터 출연연 연구원이 기술이전을 대가로 받는 기술료를 전액 자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 원천기술 개발 연구원의 차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