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경제권 시대를 맞아 지자체의 사업추진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
예전에는 특화사업을 발굴하거나 정부 공모사업에 지원할 경우 타 지자체에 사업아이템이 흘러들어갈까봐 쉬쉬했으나 이제는 인근 지자체와 드러내놓고 협의하고 있다. 심지어 광주와 대구 등 갈등과 반목의 상징이던 영·호남조차 손잡고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새로운 풍속도까지 생겨났다.
일부 지자체는 해외 인접 도시와 손잡고 나섰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가 지자체간 협력 및 공통사업에 대해 더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동사업 발굴 협력 붐=광주와 전남, 전북 등 호남지역 3개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광역경제권 시대에 대비한 사업추진 및 예산확보를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들 기관은 단기와 중기로 나눠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로 협의했으며 사업계획서도 공동으로 작성해 공유하기로 했다.
이병욱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기획혁신팀장은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해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면서 “진흥원 혼자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이후 강원 의료클러스터와 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북도는 울산시·강원도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와 첨단소재 등 산업 공동연계 및 신산업 발굴·육성을 꾀하고 있다.
전남과 경남, 부산시는 항공·우주, 로봇 등 특화산업벨트 조성에 협력하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부산 소재 한국조선기자재연구원은 지난 7월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과 협약을 맺고 광주 광산업과 부산지역 조선산업의 산·연 협력 활성화 및 융합기술 개발 촉진에 나섰다.
◇동서의 갈등은 옛말(?)=광주와 대구 등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는 최근 ‘광주-대구 도시형 첨단과학기술벨트’ 공동구상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양 지역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R&D특구를 꼽고 있으며, 산업측면에서는 광주의 광산업과 대구의 뇌융합연구, 광주 LED·재생에너지부품소재와 대구 IT융합 및 그린에너지 등의 연계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에 앞서 두 도시는 지난 7월 의료산업 공동발전을 위한 MOU를 교환한데 이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과정에서 서로 긴밀한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북도도 대구·경북도와 손잡고 그린에너지와 동서첨단부품소재벨트구축, 산림바이오에너지클러스터 조성 등 녹색성장산업 육성을 공동으로 연계 추진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협력도 잇따라=부산시와 일본 후쿠오카시는 국경을 뛰어넘는 초광역경제권을 추진하고 있다. 양 시는 지역 기업간 상시 비즈니스를 위해 영상회의시스템을 갖춘 경제협력사무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 CEO 포럼운영, 자동차부품 산업간 교류 등에 협력하고 있다. 후쿠오카는 또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구미시와 공동으로 산업교류전을 개최해 양 지역 기업의 해외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중국 산동성·중경시 등과 공동으로 무안기업도시를 국내 최초의 한·중합작사업으로 추진키로 한 가운데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등의 산업을 집중 유치하고 국제교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군산시와 함께 군산새만금경제자유구역 개발을 계기로 중국 청도시와 협력해 자동차, 철강, 물류 등 주력산업 육성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