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리얼 그린 비즈니스] (2부-14)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①어떻게 구축되나

지난 8월 제주 구좌읍 소재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기지에서 열린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착공식’에서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초청인사들이 착공 기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재윤 국회의원, 김우남 국회의원, 김태환 제주 특별자치도지사, 이윤호 전 지경부 장관, 김문덕 한국전력 부사장, 김재섭 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우기종 녹색성장위원회 녹색기획단장, 오일환 전력거래소 이사장, 이준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지난 8월 제주 구좌읍 소재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기지에서 열린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착공식’에서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 초청인사들이 착공 기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재윤 국회의원, 김우남 국회의원, 김태환 제주 특별자치도지사, 이윤호 전 지경부 장관, 김문덕 한국전력 부사장, 김재섭 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우기종 녹색성장위원회 녹색기획단장, 오일환 전력거래소 이사장, 이준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주요 분야 및 소요예산

100년의 역사를 지닌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세상을 바꾼다.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 세상. 저탄소 녹색성장의 한 축으로 등장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실제 우리 생활에서 시험하고 평가할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이 제주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지난 8월 말 제주 구좌읍에서 실증단지 착공식을 연 데 이어 사업지원안을 확정하고 스마트 플레이스 등 3개 분야에 대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유공모에 나섰다. 정부가 공모한 이들 3개 사업에는 1, 2단계에 걸쳐 총 42개월 동안 370억원의 정부출연금이 지원된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다른 나라에서 구축 중인 스마트그리드 수준을 뛰어넘어 미래사회를 미리 구현하게 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그리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모델을 구축함과 동시에 우리 기술과 제품을 실생활에서 시험·평가함으로써 조기에 사업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제주 북동부에 았는 구좌읍 일대 6000여가구로 구성된다. 이 지역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와 풍력·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이 풍부하고 전력 계통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해 한국형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가장 잘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돼 선정됐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해외 여타 실증단지와는 달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에너지·환경문제 대응 △신성장동력 육성 △국민의 저탄소 녹색성장패턴 정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된다.

실증단지는 앞으로 기본단계, 확장단계를 거치면서 5개 분야(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에서 새로운 생활상을 보여주게 된다. 스마트 플레이스는 가정과 업무공간에서 스마트계량기 사용이 일상화돼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의 전력사용을 저렴한 시간대로 자동 유도해 소비자의 불편을 없애면서도 전기요금은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은 거리에서 전기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전기충전소·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고 가정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의미한다. 스마트 리뉴어블은 풍력·태양광 발전 등이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되는 가운데 가정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남는 전력은 전력망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송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3개 분야의 기반이 되는 전력망은 양방향 전력전송, 고장 시 조기발견·자동복구가 가능하며 각종 첨단 가전기기와 통신하면서 전력수요를 제어하는 수준까지 지능화(스마트 파워그리드)된다. 전기 공급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돼 반도체 기업 등 고품질 전력사용을 희망하는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전력이 제공될 뿐 아니라 자신의 전력소비 패턴에 알맞은 전력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전력요금 다양화시대(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가 열리게 된다.

다양한 이종산업 간 결합이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산업 특성상 기업들은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찾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 설계하면 정부가 소요투자액의 50% 이내에서 지원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니즈가 다양한 점을 반영, 비즈니스 모델별 차별성·기술적 가능성·경제성·보안성 등을 중심으로 복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증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A통신사의 초고속 인터넷망에 B가전업체의 전력반응 가전제품, C건설사의 홈네트워크가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다른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이게 된다.

정부는 실증단지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외국기업에도 개방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국내에 자연스럽게 유입되게 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허브로 우뚝 서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각 컨소시엄에서 구현한 기술입증 결과를 확인해 그에 따른 국가 표준 및 국제표준 정립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 차관을 위원장,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을 간사기관으로 하는 실증단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실증단지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주민편의 제고 등 각종 이수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내달 9일까지 에너지기술평가원을 통해 사업계획서를 접수한다. 이후 지경부(3인)와 스마트그리드사업단(2인), 학계(3인)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과제평가를 거쳐 11월에 해당업체에 결과를 통보하고 이어 열리는 ‘총괄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한 후 협약을 체결할 에정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어떤 기업들이 뛰고 있나

제주도 실증단지 사업은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추진하는 만큼 사업 참여를 놓고 업종별 주요 업체 간 물밑 합종연횡도 뜨겁다.

정부는 자유공모를 낸 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3개 분야에서 3개 또는 2개 이내의 컨소시엄을 선정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전력이 3개 분야에서 모두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할 파트너사를 모집하는 공고를 낼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이다.

남효석 한전 스마트그리드추진실장은 “3개 공모 분야 모두 컨소시엄의 주관기관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제주 실증단지를 국가적 차원의 스마트그리드이자 세계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주도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에서는 한전을 비롯해 SK텔레콤·LG파워콤·KT 등이 참여의사를 보이며 본격적인 컨소시엄 구성에 나선 상태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에서는 애초 한전과 SK에너지·GS칼텍스·KT 등이 주관기관의 의지를 보였으나 최근 3개 컨소시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특히 SK에너지는 최근 독일 다임러 그룹에 2차전지를 공급할 수 있는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보조서비스 분야까지 참여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GS퓨얼셀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분야까지도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다.

스마트 리뉴어블 분야에서는 한전과 현대중공업·포스콘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물 위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GS건설 등 건설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 LS산전·LS전선·누리텔레콤 등도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거나 주관기관을 염두에 둔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