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환율 1124원 전망”

환율 하락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올해 2·3분기와 같은 급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금융기관 연구원 등 환율전문가 1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은 올해 연말에는 1161원, 내년도 1분기에는 1140원, 2분기에는 1124원이 될 것으로 예상돼 분기별 20원 정도의 하락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분기 중 119원 상승했다가 2분기 90원, 3분기 98원으로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 등락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환율 하락 요인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를 지적한 응답자가 37%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수요가 둔화하면서 최근 달러가치가 각각 유로화의 최고점 대비 19.4%, 엔화의 최고점 대비 1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25%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을, 16%가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를 환율 하락 요인으로 들어 외환시장 여건 개선과 더불어 국내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화 가치 상승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무역수지 흑자는 321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 자금도 3분기에만 14조9000억원에 달했다. 또 피치(Fitch)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IMF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상향조정 등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환율하락 분위기에 일조한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로 안전자산인 달러 보유 성향 확대, 국제금융기관의 글로벌 자금 회수 등이 나타나는 경우 환율상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한 반면, 81%는 ‘가능성이 작다’고 응답해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에 따른 환율 상승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경련은 “최근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져 수출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 제품의 대외경쟁력 확보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환율 급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당국의 제한적인 시장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