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지경부 `표준협약 가이드라인` 만들기로

 민간기업과 대학의 산학협약 체결시 문제점으로 지적된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산학협력 표준협약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그동안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계약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던 지식재산권 소유나 특허 보호 문제 등을 완화시켜 줄 최소한의 장치가 갖춰질 전망이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양 부처는 최근 산학협력을 통해 도출되는 우수 연구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산학협력 표준협약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작성 중이다. 양 부처는 내달 6일 열리는 ‘산학연협력 과학기술인 연찬회’에서 산·학·연 단체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산학협력 선순환 구조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 가이드라인 내용을 제시시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기업과 대학이 산학 협력 계약시 양측 모두의 이익을 위해 고려해야 할 표준 협약 사항들이 명시된다.

 지금까지 교과부와 지경부가 산학 협력 관련 R&D에 대한 예산과 정책을 대부분 추진하면서도 산학협력 계약 자체는 계약 당사자인 기업과 대학간의 문제라며 개입하지 않았다.

 국내 대학들은 그간 정부 과제로 연구를 수행할 경우 지재권을 대학이 소유하는 것과 달리 기업과 계약을 맺을 경우 대부분 기업이 이를 소유, 대표적인 불공정 관행이라며 시정을 요구해왔다. 그동안 산학 협력을 할 경우 연구 성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비용을 댄 기업이 소유하거나 헐값에 이전받는 행위가 이어져왔다. 실제로 KAIST는 지난해 초부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연구 결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KAIST가 단독 소유하겠다는 내용을 발표 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이 대학의 연구성과물에 대해 제대로 보상하지 않자, 국내 대학들은 아예 보유기술을 국내 타기업은 물론이고 외국 특허 사냥꾼에게 매각하는 사례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가이드라인에 산학협력 관련 특허 보호 방안도 담기로 했다.

 정동희 지경부 산업기술개발과장은 “산학 협력 과정에서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본다고 여기게 되면 편협한 협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지경부와 교과부가 공동으로 산학협력 관행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산학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업의 R&D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는 동시에 대학의 연구 노력이 대우받을 수 있도록 개선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