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스크가 기업가정신 쇠퇴시켜”

“금융리스크가 기업가정신 쇠퇴시켜”

 한국 벤처산업의 상징 안철수 KAIST 석좌교수가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이 날로 쇠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표이사 연대보증제처럼 금융 위험성(리스크)이 크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안 교수는 26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2회 기업가정신 국제콘퍼런스에서 ‘실패와 도전의 기업가정신-제2의 벤처붐을 위하여’란 토론을 통해 “대표이사 연대보증 제도는 금융권의 책임을 벤처기업에 전가하는 것은 물론, 창업 리스크를 극대화시켜 기업가정신 위축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패자는 전염병자 보듯하는 사회적인 평판과 시선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독 불투명한 기업일수록 주가가 높아지는 일명 ‘불투명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며 “기업가뿐만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도 감당할 리스크에 비해 리턴(투자회수액)이 지나치게 적다면 투자 활동이 일어나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경제 구조적으로 사업 기회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업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산업사회 이후에 계속 제기되어 온 문제이며, 기업가들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사업기회를 계속 찾고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사업 기회 축소가 곧 기업가정신의 쇠퇴에 연결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교수는 “벤처기업 종사자들의 실력 배양, 산업 지원 인프라의 강화,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의 거래 관행에 대한 정부 감시역할 강화, 그리고 창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들에 대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렇게 수립된 액션플랜에 대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