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인사 제도에서도 혁신을 주도했다. 최근 미래 인재 모습을 ‘T’자형으로 바꿔 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T자형은 어느 곳에서도 ‘일당백’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을 뜻한다. T자형 인재의 중요한 덕목은 바로 창의성이다. 창의적인 인재를 위해서는 전문성에다 각 분야 두루 풍부한 경험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이 최근 도입한 제도가 바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 (myCDP)’이다.
myCDP는 회사 내에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제도. 본인 스스로 직무 전환을 미리 계획해 이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멘토를 선정해 상담하고 그 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요즘 젊은 직원은 한 직무에만 오래 근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여러 직무를 경험해 균형 잡힌 시각과 경험을 보유한 창조적인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삼성이 전사적인 차원에서 myCDP를 도입한 데는 직무 전환(Job Rotation)이 직무 충실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직무 전환을 희망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통로도 체계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 차원에서도 수많은 임직원 커리어를 장기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지난 99년부터 운영한 회사 주도적인 ‘직무 전환 제도(Job Posting)’가 전부였다.
삼성전자는 프로그램 도입으로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해 본 T자형 창조적 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고르게 배치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한국형 연봉제 도입(99년), 근무복장 자율화(08년), 자율 출근제 도입(09년) 등 인사 제도 혁신을 이끌어 왔으며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또 한번 인사제도 혁신을 끌고 나갈 것으로 낙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