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양적 성장을 뜻하는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적으로 10위권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들은 주요국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제3차 세계포럼을 앞두고 발간한 ‘OECD 세계포럼의 이해’ 책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치 기준 9천291억 달러로 15위에 올랐다.
이는 2003년 11위에 올랐던 한국이 인도, 브라질, 러시아, 호주에 추격당해 5년 새 4계단이나 추락한 것이지만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원 빈국이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높이 평가할 만한 수준이다.
또 인적 자본투자, 자연자원 고갈, 공해로 인한 손상 등을 감안한 경제의 진정한 저축률인 조정된 순저축(ANS)은 1990년 이후 한국이 5개 연도를 제외하고 모두 1위를 올랐다. 하지만 환경, 분배 등 삶의 질을 표시하는 지표는 GDP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었다.
일례로 환경 관련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중 하나인 환경지속성지수(ESI)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29위에 랭크됐다. 또 ESI를 축약한 지표인 환경평가지수(EPI)도 2008년 현재 최하위권인 26위에 머물고 있다.
영국 신경제재단이 143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행복지수(HPI)의 경우 한국이 올해 중위권인 68위를 차지, GDP 규모에 비해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세계포럼의 이해’ 책자는 한국의 1인당 평균소득이 증가하지만 중하위 소득 이하 계층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감소로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00년 이후 OECD 국가 중 ‘근로빈곤’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 한국 사회의 상위 20% 소득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하위 20%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1인당 소득이라는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하위층의 경우 오히려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국내 연구진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3년 한국의 상대 아동빈곤율은 14.9%로 국제적으로 높은 편이었고, GDP 대비 가족급여 비중은 터키와 함께 최하위로 기록되기도 했다.
한편 영국의 경제평화연구소가 144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글로벌평화지수(GPI)의 경우 올해 뉴질랜드가 가장 평화로운 나라의 영예를 얻었고 한국은 33위로 중상위권에 포함됐다. 북한은 131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