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친환경이 곧 제품 경쟁력

[현장에서] 친환경이 곧 제품 경쟁력

노트북과 PC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친환경 제품의 전력 효율이 높다는 점을 고객이 인식하면서 소비 패턴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중 다수가 친환경 기능을 채택한 걸 보면 소비자의 제품 선호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린피스가 올해 초 발표한 ‘친환경 제품 조사(Green Electronics Survey) 2008’에 따르면 PC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이 최고 30%를 넘었으며 기존 수은 소재 백라이트 제품 대비 전력 효율이 좋은 발광 다이오드(LED) 채택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노트북·PC·가전 등 평균 3억대 전자제품이 쉬지 않고 평균 3.66W(와트)의 대기전력을 소모하고 있으며 연간 50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7월 ‘대기전력 경고표시제’를 시행 중이다. 노트북·데스크톱 대기전력은 각각 1W와 2W로 규정됐으며, 이 기준을 지키지 못한 제품은 노란 딱지인 ‘대기전력 경고 표시’를 붙여야 하는 본격적인 환경 규제가 시작됐다. 일본에서 몇 년 전부터 시행한 ‘톱 러너(top runner) 제도’를 국내에서도 본격 시행한 것이다.

 몇 해 전 시장을 강타했던 ‘그린 라운드(green round)’ 이후 글로벌 기업은 환경 규제를 만족하는 에너지 효율화, 자원 재활용,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포괄한 친환경 공정 마련과 소재 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었다.

 기술 발전 방향과 맞꼭지각을 이루는 환경 규제는 친환경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을 자연 도태시키는 구조로 진화 중이다. 이제 친환경은 단순한 제품 미사여구가 아닌 기업 기술 경쟁력의 또 다른 표현이며 기업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도시바코리아 김규진 부장 kjkim@toshib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