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재생에 대한 도전과 그에 대한 준비

[미래칼럼] 재생에 대한 도전과 그에 대한 준비

 최근 영원한 인생을 살아가려는 인간의 노력을 소재로 삼은 ‘서로게이트’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육체적 능력이 절정기에 도달했을 때의 자신을 복제함으로써 불로불사(不老不死)를 아주 쉽게 경험하게 된다.

 이런 개념은 바이오·의학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기관이나 조직을 재구성하는 재생의학은 20세기의 항생제 발견과 맞먹는 21세기 의학의 크나큰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례로 도마뱀의 몇 종류는 수족이나 손바닥 따위의 부속기관이 절단돼도 3∼25일 만에 재생하는, 정말 인간으로서는 부러울 정도의 복구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수족은커녕 손가락 하나라도 잘려 나가면 절대 복구되지 않는다. 도마뱀처럼은 아니더라도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복구능력을 갖게 함으로써 좀 더 오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재생의학의 꿈이요 이상이다.

 최근 재생의학계에서 큰 성과를 얻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독일의 한 연구팀이 불도마뱀(salamander)이 손상되거나 손실된 수족을 복구하는 능력의 비밀을 풀었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도마뱀의 복구 능력의 비밀은 해당 조직에 특화된 조직(특화 줄기세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에서 줄기세포들이 손상되거나 손실된 조직에 필요한 세포들을 바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견은 건강하게 오래 지속되는 삶이라는 꿈에 우리를 한 발 더 가깝게 가게 만든다. 실제로 유서 깊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2005년 7월 1일 발간된 창간 125주년 기념호에서 ‘인류가 여전히 풀지 못한 수수께끼 125개’ 중 앞으로 25년 안에 인간이 풀어 낼 과학적 수수께끼 25가지 중 하나로 재생의학을 꼽기도 했다. 재생에 대한 꿈이 느리지만 천천히 현실로 다가 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학·기술적 성과에 따르는 우리의 정신적, 심적 준비는 아직 미흡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길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하는 문제의 답은 기술이나 과학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기술과 과학이 발전할수록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거기에 인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중요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앞서 말한 영화에서 주인공은 서로게이트를 활용한 오랜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인간성에 반하는 방법을 거부하고 차라리 길지 않은 삶을 살고자 한다. 주인공이 많은 것을 포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눈앞의 과실에 천착해 큰 목표를 놓치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날로 빨라지고 있다. 가치중립적인 기술은 오히려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오늘 한번쯤 차분히 기술로 발전된, 더 풍요로워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차원용 아스팩미래경영연구소 소장 wycha@StudyBusin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