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핵심기술과 진화전략 심포지엄] 4G시대 진입, 주도권을 잡아라

 ‘4세대(4G) 시대, 주도권을 잡아라.’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했던 3G가 도입된지 불과 몇 년만에 통신기술은 어느 새 4G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에 따라, 4G 표준화도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미 ITU-R은 4G 서비스인 IMT-어드밴스드 국제표준을 어떤 기술로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행보를 시작했다. ITU-R WP5D 회의가 기술 제안서를 접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IMT-어드밴스드 국제 표준화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금이 바로 우리나라가 4G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맞춰 한국통신학회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주최하고 방송통신위원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한국통신기술협회, KT, SKT, 삼성전자,LG전자, 전자신문사 등이 후원하는 ‘4G 이동통신 핵심기술 및 진화전략 심포지엄’이 29일 팔레스호텔에서 열린다.

 심포지엄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4G 시대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3G에서 4G로 넘어가는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4G의 도래가 소비자, 사업자, 제조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4G 표준화 경쟁 한창 = 4G의 중심에 위치하기 위해 벌어지는 기술 경쟁에는 소리없는 총성이 오가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4G 후보로 부각되는 것은 롱텀에볼루션(LTE)과 와이맥스 계열 기술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위규진 전파연구소 과장(ITU-R WP5D 부의장)과 오성준 고려대 교수(TTA PG707 부의장)가 두 기술의 표준화 경쟁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4G 후보로 떠오른 두 기술은 음성(LTE계열)과 데이터(와이맥스계열)를 기반으로 시작된 출발점은 다르지만,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4G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다.

 기존 GSM에서 출발, WCDMA 등 이동통신에서 발전되고 있는 LTE 계열은 음성서비스 중심에서 데이터 전송속도를 향상시켜가는데 근간을 두고 있다. LTE 계열은 기존 망과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을 유지하고 음성서비스 중심에서 데이터 전송속도를 향상시키는 서비스로 보완해 가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HSPA+ 상용망 구축이 시작된 상황에서 내년 하반기께부터 3.9G로 얘기되는 롱텀에볼루션 Rel.8과 Rel.9이 상용망 시험이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유선 광대역 인터넷의 무선화를 통해 이동성을 부여하는 와이맥스 계열은 인터넷전화(VoIP)를 통한 음성 서비스 제공으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보완하고 있다. 고정형을 거쳐 한국이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이동형 와이맥스 기술인 ‘와이브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첫 상용화 이후 전송효율 등이 크게 개선되며 4G에 가장 가까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표준화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는 4G에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운 모델로 부상했다.

 ◇4G, 생태계 득 되려면 = 기술 경쟁이 한 축에서 일어나는 동안, 4G가 산업 생태계에 큰 도움이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이동통신 가입자는 포화수준이며, 전세계 사업자 대부분은 아직도 2G GSM이 차지하고 있어 3G 투자분도 남아 있는 상태다. 4G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 대비 매출액의 증가가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 그것이다. 장비 시장도 극심한 경쟁으로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나 제조사 입장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4G로의 진화가 싸고 좋은 서비스를 담보하지 않는다.

 이렇듯 4G가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전문가가 지적하는 4G 시장 형성을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데이터 수요를 촉발 시킬 수 있는 정책 지원이다. 망 개방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활성화나 경쟁 촉진을 통한 요금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담합 등으로 지나친 진화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자의 진화 경로 선택에 있어서 유연성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쟁 활성화를 위한 신규 사업자 진입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주파수의 부족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활한 공급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융합 서비스를 위한 단말 개발 촉진, 규제 유예 등 융합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기반 조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동호 KAIST 교수는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자에 대한 신규 주파수 할당을 시행하고, 신규사업자 및 MVNO사업자를 지역·전국망 구분 없이 선정해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특히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4G산업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범·문보경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