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인터넷 세상도 강타했다.
미국의 정부 감독 기관인 회계감사원(GAO)은 신종플루로 인해 늘어나는 가정의 인터넷 트래픽이 주식시장 등 주요 업무를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며 오바마 정부에 긴급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28일 전했다.
GAO는 신종플루가 급확산되면서 등교나 출근을 하지 않는 학생과 직장인이 집 안에서 동시에 인터넷 트래픽을 발생시켜 그 여파가 뉴욕 증시나 관공서, 정부 기관 등의 업무 차질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인터넷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GAO는 이에 국가비상사태 시 인터넷의 트래픽을 제한할 수 있는 국토안보부(DHS)가 나서 당분간 게임이나 P2P 사이트,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특정 사이트의 접속을 막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긴급히 백업 시스템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DHS는 난색을 표명했다. 제럴드 러바인 DHS 국장은 “집에 머무는 수백만명의 국민이 모두 인터넷에 접속해 트래픽을 유발시킬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면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신종플루가 본격 확산되면 학교와 직장마다 평균 40%가 공석이 돼 가정 내 트래픽 폭주가 인터넷 장애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과 업무가 줄면서 공적인 트래픽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로이터는 “DHS가 인터넷 트래픽을 제어하는 계획을 본궤도에 올린다고 해도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야 하고 개인의 인터넷 사용을 막을 근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