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BT)·나노(NT)·환경(ET) 등 전략기술에 집중해 2010년대 초반까지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의 종료가 임박했다. 원천기술 확보, 연구 저변확대 등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상용화 측면에서는 크게 미흡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10년간 이뤄진 대형 국책사업이었던 만큼 과학기술계는 앞으로 국가에서 주도하는 대형 국책 사업의 경우 목적, 기간, 상용화 연계 등을 고려한 더욱 세밀한 기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지난 1999년부터 총 1조6000억여원(교과부 1조2000억원, 지경부 4500억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점진적으로 종료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에 이어 ‘2009 프런티어연구성과대전’을 ‘과학기술과 비즈니스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롯데호텔월드(잠실)에서 개최한다. 연구분야별 최신 기술동향, 기술이전 성공사례 및 우수연구성과 발표 등 10년에 걸쳐 추진한 프런티어사업 연구성과의 공유와 확산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교과부 측은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을 거쳐 세계 최초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CTF(Charge Trap Flash) 개발, 당뇨병치료제 보글리보스 산업화 등 수많은 원천기술개발을 창출했다”며 “정량적으로도 지난 10년간 총 7864건의 SCI급 논문 게재, 총 5080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 총 2416건의 특허 등록 등이 이뤄져 학문적 성과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와 산업계는 눈문 게재 및 특허 출원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10년이 지나도록 뚜렷하게 상품과 연계된 기술개발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원천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했다 해도 기술 이전 실적이 교과부 188억원, 지경부 45억원 등 투입 자금에 비해 너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김재균 의원(민주당)은 “21세기 프런티어 사업단(지경부 소속 6개 사업단)은 현재까지 4362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기술 이전 건수는 113건에 징수 금액은 59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차세대정보디스플레이 등 일부 프런티어 사업단은 지난 정부 신성장동력 사업단과 중복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식경제부 소속 일부 사업단은 원천기술보다 사업화에 초점을 맞춰 당초 취지와 어긋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과부는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총 9년 기간의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출범, 기초·원천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정재욱 교과부 미래원천기술과 사무관은 “사업화보다 기초·원천기술 습득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을 반영해 3년마다 방향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사업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