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통해 기업을 변화시켜라.’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포메이션온디맨드(IOD) 2009 콘퍼런스에서 IBM이 불확실성 시대를 개척해야 하는 기업들에 던진 메시지다. IBM은 이제는 정보를 단순히 활용하는 차원에서 예측 가능한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행사 내내 강조했다. 지난해 개최된 IOD 2008의 메시지인 ‘정보를 활용하라’보다 한 단계 진화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정보활용, 행동으로 옮겨라=IBM은 지난 2008년 기업들이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실제 활용하는 데는 한계를 겪고 있다고 판단해 정보를 활용하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는 이러한 활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 IBM의 강력한 메시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많은 정보시스템들을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수많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각기 개별적으로 구축된 정보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은 상호 연관성을 갖지 못한채 개별 정보로만 존재하게 돼 실질적인 기업의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 즉, 기업의 최적화된 정보로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IBM은 이러한 기업에게 현재 갖고 있는 정보를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점관리, 성과관리, 인사관리, 고객만족 등 각종 업무영역에 있어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IBM의 설명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IBM이 보유한 다양한 정보관리솔루션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IBM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지원하는 코그노스, 예측 분석을 지원하는 SPSS, 비즈니스 최적화를 지원하는 ILOG 등을 인수했다.
IBM은 이와 함께 오라클, SAP, SAS 등과 달리 소프트웨어(SW)는 물론, 하드웨어(HW), 컨설팅, 시스템통합(SI) 등 다양한 영역에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기업에 비즈니스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암부즈 고얄 IBM 정보관리사업부 총괄 사장은 “인포메이션 플랫폼은 포괄적이고 통합적이어야 한다”면서 “플랫폼에 해당되는 모든 IBM의 역량은 영역 내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측 분석 영역 강화 선언=IBM은 IOD 2009를 통해 예측 분석 영역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상황이 불확실성 시대에 존재하는 현재로서는 앞날에 대해 보다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BM은 비즈니스애널리틱스센터를 워싱턴DC, 뉴욕, 베릴린, 도쿄, 런던, 베이징 등 6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향후 산업별로 기존 정보를 활용한 예측 분석 모델을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기업들은 이 센터에서 예측 분석 역량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IBM의 컨설팅 조직인 GBS에 비즈니스분석조직(BAO)도 새롭게 만든다. 이 조직은 본사에서는 최근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는 이르면 연내 구성될 전망이다. IBM GBS에 새 기능이 추가되는 것은 7년만이라고 한다. 그만큼 예측 분석이 기업에게 있어 중요한 화두가 된 셈이다.
고얄 총괄사장은 “IBM은 4년 전부터 예측 분석 영역을 꾸준히 준비해왔다”면서 “이제 서서히 형성되려는 시장에서 IBM은 시장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측 분석 시장은 매년 8∼9%씩 성장하고 있으며 성장 속도가 다른 시장에 비해 2∼3배 빠르다. IBM은 향후 예측 분석 솔루션 시장 규모가 연간 10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분석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업은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로서는 액센츄어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와 IBM 정도가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이관호 한국IBM 정보관리소프트웨어사업부 본부장은 “예측 분석 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기업이 투자대비효과(ROI)를 빠르게 알 수 있는 영역”이라며 “예측 분석 영역에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IBM은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과 통계 데이터를 통해 예측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이 리스크관리시스템에 일부 예측 분석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으나 아직은 예측 분석 영역이 기업에게 있어 인식이 낮은 상태다. 이 본부장은 “현재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예측을 경험에 의존하고 있지만 곧 경험에 의존하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예측 분석 영역이 기업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