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챔피언’ 최철한과 ‘바투챔피언’ 허영호가 월드바투리그 결승행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두 선수는 11월 3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바투리그 4강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승자는 1억5000만원의 상금을 놓고 이미 결승에 선착한 이재웅과 챔피언을 가릴 예정이다. 게다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일단 준우승 상금 3000만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양 선수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최철한은 바둑의 올림픽 격인 ‘2009년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자로 2009년 바둑 챔피언이라 할 만한 선수다. 바투에서는 유독 중국 선수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며 ‘중국킬러’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한국 선수인 안달훈에게 1패 후 멍판시옹, 저우전위에게 이겨 8강에 안착, 8강에서 텅청까지 중국 선수들을 줄줄이 물리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 선수를 이긴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 선수 간 경기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허영호는 이미 바투 인비테이셔널(2009년 2월 열린 프로기사 10인 초청 바투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바투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6강 A조 2위로 8강에 진출, 8강에서는 중국의 추이찬을 3 대 0으로 가볍게 눌렀다. 바투 실력은 이미 검증된 선수다. 맞상대인 최철한은 “바투 우승까지 가는 길에서 허영호 선수가 가장 큰 고비일 것 같다”며 “계산력이 강하고 심리전에도 강해 ‘얌체’처럼 이긴다”고 허영호를 견제했다.
바투 해설위원 김성룡은 “최철한 선수가 요즘 물이 오른 것 같다. 경기마다 업그레이드돼 다음엔 또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될 정도다. 허영호 선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요즘 컨디션이 좋은 최철한 선수가 조금 유리할 것”이라고 이번 경기를 예상했다.
최철한 대 허영호 대결은 8강과 마찬가지로 5판 3선승제며, 전 경기는 제너시스 맵에서 진행된다. 결승은 11월 15일 일요일 이 경기의 승자와 이재웅의 7판 4선승 맞대결로 진행된다.
지상 최고의 두뇌전쟁 월드 바투리그 전 경기는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있는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다. 경기는 게임채널 온게임넷이 생중계한다. 현장 무료관람이 가능하며 현장 이벤트 참여 시 해피머니 상품권, 대교문고 도서교환권, 포카리스웨트 음료 등 다양한 경품이 준비돼 있다. 넷북, 해피머니 상품권 등의 경품이 걸린 승자 예측 이벤트도 홈페이지(www.batoo.com)에서 진행 중이다.
한편 바투는 바둑의 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더욱 전략적이고 전개가 빠르게 재탄생시킨 게임이다. 11줄의 판에서 진행되는 바투는, 특정 위치에 보너스 점수와 마이너스 점수가 부여된 좌표와 점수 가치가 다른 돌들이 존재, 바둑과는 다른 입체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