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GPS) 시스템을 개발, 무료로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차량용 GPS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민과 톰톰은 그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구글은 28일(현지시각) 인터넷용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인 ‘구글 맵스’를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수록 모바일 버전을 개발했으며 곧 무료 배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구글 맵스에는 음성으로 지도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실시간 교통 트래픽 확인, 거리 모습 확인 등이 가능하다. 또한 실시간 업그레이드, 선호 지역 검색 등 다양한 편리성을 갖췄다.
구글은 또 이번 모바일 구글 맵스를 아이폰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바꿔 애플과도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같은 전략은 개방형 OS 안드로이드를 모바일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구글은 안드로이드2.0 버전을 공개했으며 모토로라는 이를 탑재한 드로이드(Droid)폰을 출시, 내달부터 버라이즌을 통해 시판에 들어간다.
불똥은 가민과 톰톰 같은 차량용 내비게이션업체로 튀었다. 미국 증권가 애널리스트들과 시장조사기관들은 “구글의 무료 내비게이션은 가민과 톰톰 같은 GPS 전문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우려의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덕분에 해당업체들의 주가는 구글의 발표가 있자마자 급락하는 추세다.
구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전략은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유비쿼터스’의 경험을 누리게 하는 것”이라면서 “GPS 산업을 무너뜨리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번 결정은 GPS 시장의 판도 변화로 이어질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폰 GPS가 있는데 누가 고가의 차량용 GPS를 사용하겠느냐”면서 “결국 시장은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 GPS로 옮겨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