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로이드 드로워 미 국방부 정보화차관보실 전략계획 및 정책 국장
“국방부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선 ‘안전한 정보 공유’가 핵심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Visible), 접근할 수 있으며(Accessible), 이해할 수 있는(Understandable), 신뢰성 있는 정보(Trusted Information)가 제공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전사아키텍처(EA)가 최고의 방법입니다.”
미국 국방부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로이드 드로워 국장은 지난 10월 29일 열린 ‘2009 ITA/EA 국제 학술대회’에서 “미 연방 IT 예산이 연간 750억달러인데, 그 중 국방부에서 330억 달러를 쓰고 있다”며, 정보화 전략과 EA가 중요한 업무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가지 업무의 혼돈을 막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중심의 정보(net-centric information)를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가 만든 것이 바로 DIEA(DoD Information Enterprise Architecture)다. 작년 1.0 버전을 발표한 미 국방부는 올해 6월 1.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과제(mission)나 업무역량(capability)에 관계없이 모든 국방부의 IT투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체계를 만든 것이다. 1.0버전과의 차이도 바로 네트워크중심참조모델(Net-Centric Reference Model)을 포함했다는 것이다. 즉, 업무를 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국방 관련 업무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정보 기반을 그린 것이다.
또한 로이드 드로워 국장은 “미 국방부 EA는 ‘목표(To Be)" 지향적인 관점”이라며 “현재의 상태(As Is)에 대해 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복잡한 시스템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에너지를 쏟다보면 향후 목표 모델을 수립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현 상태를 완벽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면 큰 이슈만 잡아내고 목표 모델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라는 것이다. 그는 미 국방부 EA가 향후 3∼5년간의 비전을 담고 있다고 추가 설명했다.
로이드 드로워 국장은 미 국방부 EA를 전체적으로 감독,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방부 관련 모든 이해당사자들에 의해 EA가 수립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육·해·공군부서의 아키텍처는 그 담당 부서에서 직접 만들었다. 또한 국방부의 각 기능별 업무를 EA에 고스란히 담기 위해 관련 책임자가 직접 개발했다. 예를 들면 국방부의 회계 감사원은 재무관리를 위한 EA 개발에 참여해 책임을 지도록 했다. 때문에 미 국방부의 EA는 싱글 아키텍처가 아니라 ‘아키텍처의 연합’에 더 가깝다.
그는 향후 위키(Wiki) 등과 같은 웹 2.0 툴을 도입해 협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로이드 드로워 국장은 “사용자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국방부의 전략적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위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정보 기관들이 정보공유를 위해 이용하는 ‘인텔리피디아(Intellipedia)’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박스기사>>>
한국ITA학회는 지난 10월 29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행 가능한(Actionable) EA’라는 주제로 ‘2009 ITA/EA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서는 최신 EA 기술동향과 활용사례 등이 소개됐으며, 총 3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기조연설자로 로이드 드로워 미 국방부 정보화차관보실 전략계획 및 정책 국장이 내한해 미 국방 EA와 전략계획 등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 이태공 아주대학교 교수와 김성근 중앙대학교 교수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 각각 ‘실행가능한 EA를 위한 아키-엔지니어링’, ‘국가정보화와 EA의 전개방향’ 등 국내 EA 상황에 대해 발표했다.
김성근 교수는 이날 “그동안 개별기관별로 EA는 잘 구성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목표 아키텍처에서 벗어나는 정보 자산을 발견해 폐기할 것인지, 기본 시스템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등 기관 스스로가 정보자원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국방 EA’. ‘EA 활용’ ‘EA 연구’ 등 3개 트랙으로 나눠져 미 국방부와 우리나라 국방부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우정사업본부, 병무청 등 선도적으로 구축한 기관의 EA 사례도 발표됐다.
이어 마지막 섹션에서는 ‘우리나라의 EA 실행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약 100분간에 걸쳐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이번 패널토의에서는 정부, 민간 전문 EA 업체, 학계, 국방부 등 국내 다양한 EA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패널 토의에 참석한 한국국방연구원 최종섭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각 기관에서 그린 EA를 통해 상호운용성과 중복 투자 등을 찾아 낼 수 있도록 업무분류체계가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며 “EA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업무분류체계를 비롯한 표준에 대한 기반 체계를 잘 갖추고, 앞선 미국 국방부의 성공 사례 뿐 아니라 실패사례 등을 참조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정보 공유의 장이 자주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