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치사슬(Value Chain)에 따라 자재 구매관리, 영업관리, 생산관리, 외부 물류관리, 재무 및 회계, 인사 및 급여 등의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은 2004년부터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다양한 정보화 지원시책으로 인해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디지털 업무환경 구축을 위한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양적인 성장이 주류였던 중소기업 디지털화가 질적 내실화를 단계에 진입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고경영자 의지와 거래기업 등의 요구로 추진됐던 정보화가 최근에는 미래에 대한 업무 효율성 향상 등의 자발적 능동적 동기로 인해 추진되는 추세다. 이러한 결과로 2008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중소기업 정보화 수준평가 보고서’를 참고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80.1%가 부가가치가 증대되고, 62.1%가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고 조사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화 활동 및 효과는 부서와 기업 내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자동차, 전자, 조선 중심의 성장동력 산업의 정보화 수준은 아직 매우 취약한 상태다.
종업원 80명을 보유하고 2008년 약 3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자동차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계획을 1주일 단위의 수작업으로 진행함에 따라 1∼3일 단위로 변경되는 모기업의 생산계획 변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 생산계획에 따른 공정진행 현황은 담당자만 알고 있기 때문에 납기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에서는 정보화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중소기업은 최근 정부 정보화 정책에 힘입어 2008년 인터넷 활용률 95%, 기업내 통신망 구축율 89.5%, 기업간 통신망 구축율 59.0% 등의 탄탄한 정보화 기반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및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중소기업도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 현황은 가치시스템(Value System, Value Network) 관점에서 산업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가져오고 있다. 실례로 국내 자동차 기업의 신차 개발기간은 평균 1.6년이 걸리지만, 일본 자동차 기업의 신차개발 기간은 모기업과 협력하는 중소기업들(1차, 2차 기업)의 정보화를 통한 빠른 대응력(공동 연구개발 협업진행, 주문생산에 따른 적기 및 서열납기 준수 등)으로 약 평균 0.9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최근 중소기업 정보화 예산의 점진적인 감소 추세는 단순한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종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모기업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중소기업은 자원이 부족하다는 경영관점의 한계성이 존재하지만, 정보화 관점에서는 오히려 작은 조직과 유연성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정보화 의지 여부에 따라 대기업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에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의 정보화 정책도 단위 수준보다는 더욱 더 확장된 산업수준의 관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항배 교수 / 대진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