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에 첨단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과거 공단의 잔재로 계속 남아 10만 입주민들의 발을 묶고 있는 시설이 있다. 바로 아파트형 공장마다 쳐있는 담장과 철조망이다.
최근 G밸리 단지내 입주사들이 자체적으로 아파트형 공장의 담장을 허무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단지에 위치한 한신IT타워, 마리오타워, 에이스하이앤드타워 1, 2차 등 각 건물 입주사협의회가 4개 건물간 담장을 허물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춘 에이스하이앤드타워 2차 관리소장은 “현재 입주대표단을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담장 철거가 결정될 경우, 지자체 협조 요청 등을 통해 보행자 통로 및 광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05년 코오롱싸이언밸리 1차, 2차가 건물 사이에 철망담장을 설치하려다 중단한 사례가 있었다. 이 지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1단지로 연결되는 최단통로로 매일 수만명이 오가고 있어 이에 입주인들이 반발, 담장설치가 취소됐었다. 이후 4년만에 G밸리에 다시 담장을 허무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것. 특히, 이번에는 각기 다른 건설사 건물에 입주한 입주사 대표들이 주도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다른 아파트형 공장으로의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형 공장의 담장은 G밸리의 대표적인 불편시설로 꼽혀왔다. 바로 눈앞에 목적지 건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장 때문에 1개 블록을 돌아가야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입주사들이 주축이 돼 담장 허물기를 추진하게 된 것도 건물 사이의 통행로를 확보해 우선적으로 직원 및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또 물리적 장벽이 해제됨으로써 G밸리 내 업계간 협업 네트워크도 기존보다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우 IC뱅크 대표는 “담장은 과거 공장 중심 단지의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블록별 건물의 담장 철거를 통해 지원시설 인프라 공동활용 및 기업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