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비교해 보세요(삼성전자 전문매장)’, ‘폭발하는 Z사 냉장고(LG전자 전문매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제품 유통 현장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초부터 벌어진 점유율 높이기 경쟁이 다른 회사 제품을 인용한 비교 마케팅으로 번졌다.
삼성과 LG전자는 자사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겨냥한 ‘비교 마케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TV를 공격하고 LG전자는 냉장고를 전면에 내세워 총구를 겨누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부터 리빙프라자 매장에 ‘직접 비교해 주세요’라는 TV 코너를 설치했다. 자사 46인치 파브 LED TV(7000시리즈)와 타사 47인치 LED TV를 나란히 전시하고 있다. 삼성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에 다른 회사 제품을 비교 전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비교 코너에 설치한 광고에는 파브 LEDTV가 크리스털 블랙 패널을 선택한 반면 경쟁사 제품은 일반 패널로, 삼성 LED TV가 진정한 ‘에코TV’인 반면 경쟁사 제품은 부족한 절전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시돼 있는 TV 브랜드는 테이프로 가려져 있으나 상당수 소비자는 LG제품을 연상할 것”이라며 “초기 세팅값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화질 비교는 자칫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며 지적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냉장고 부문에서 삼성에 직견탄을 날리는 중이다. LG전자는 하이프라자 매장에서 최근 용인에서 발생한 냉장고 폭발 사고 뉴스를 녹화한 뒤 틀고 있다. 특히 매장 안에는 ‘폭발하는 Z사 냉장고’ 라는 표지판까지 비치돼 있다. LG가 자사 냉장고의 기술적 안정성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안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회사 방침과 달리 일선 영업 분야에서 판매 경쟁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원석기자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