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패널발표/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

 

◇주제발표-박주석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초기 전자상거래 시장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전자상거래를 통해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점차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거래가 비중이 높아졌다. 1990년대에 많은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가 B2C로 시작하여 B2B로 확대되어 P2P로 발전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러한 발전방향과 함께 유통으로 시작된 전자상거래는 금융과 엔터테인먼트로 확산되어 결국 모든 산업에 확산될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M커머스와 T커머스를 거쳐 U커머스로 발전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러한 예측과 함께 ‘전자상거래(EC)’라는 용어보다는 ‘이비즈니스(eBusiness)’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게 됐다.

그러나 2000년대 접어든 전자상거래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리라 예상했던 B2B의 부진과 P2P의 급성장으로 나뉘어졌다. P2P의 경우 사용자는 많으나 규모 면에서는 B2C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2000년대의 전자상거래 대세는 오픈마켓으로 간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전과 달리 M커머스나 T커머스는 아직도 대중화되어있지 못하고 U커머스는 요원한 상황이다.

2000년대에서 뒤돌아본 전자상거래는 벤처비즈니스 관점에서 전자상거래에서 대기업 비즈니스 관점의 전자상거래로 변화됐다. 이미 많은 대기업의 주도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2000년대 인터넷은 1990년대 인터넷과 분명히 구별된다. ‘Web 1.0’과 ‘Web 2.0’으로 구분하듯이, ‘전자상거래 1.0’과 ‘전자상거래 2.0’을 구분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있는가? 화두를 던지고 싶다.

◇패널발표­-서민석 이베이옥션 커뮤니케이션 총괄 이사

현재 마켓 볼륨 기준으로 옥션, 지마켓, 인터파크, 11번가 등이 10조원 시장을 이루고 있다. 이는 전체 e커머스 시장의 55%에 육박하는 수치다. 옥션과 지마켓만 따로 두고 봐도 6조8000억원으로 전체 유통 시장에서 4위다. 현재 시장은 전통마트, 백화점 등으로 대변되는 대면거래와 오픈마켓, 온라인쇼핑, 홈쇼핑 등 비대면 거래로 나눌 수 있다.

발전을 하려면 반성이 있어야 한다. 오픈마켓은 신뢰가 주요변수로 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법 개정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오픈마켓 사업 모델 전반에 대한 이해를 전제한다면 쉽게 언급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까지 판매자를 확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입점을 제한해야 하는데 그럼 기존 쇼핑몰과 오픈마켓이 차이가 없어진다. 소비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다.

향후 오픈 마켓은 독일의 철학자 헤겔의 정반합 이론처럼 진화할 것이다. 우선 오픈마켓+쇼핑몰 형태로 1차 발전을 했다(정). 그리고 이 형태가 포털(반)을 만나 쇼핑포털 형태(합)로 2차 발전이 예상된다. 쇼핑몰이 포털화될 지 포털이 쇼핑기능을 가질 지 아직 가늠할 순 없다.

전자상거래 1.0은 매시업 형태였다. 오픈 API 기반으로 옥션 내에서 개별 쇼핑몰의 결재가 가능했던 상황이다. 향후에는 압도적인 트래픽을 바탕으로 포털과 오픈마켓이 상호시너지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예상한다.

◇패널발표­-박선균 SK텔레콤 11번가 CR전략실장

SK텔레콤 11번가는 후발 주자로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업체이기 때문에 기존 패러다임에 머무르기 보다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기술적인 비즈니스 형태로 진화했다면 앞으로는 보다 화학적인 컨버전스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컨버전스라는 부문은 실제로 SK텔레콤이 3년 전 온라인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부터 기획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네이트, 결제부문, IPTV 등 디바이스 통신 사업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이를 결합해 고객이나 사업자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 보면 11번가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다. 디바이스 관점, 웹 2.0 통신 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서 여러가지 포맷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생활의 변화가 주는 유통, 구매 패턴 등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쇼핑은 온라인 상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이통사나 단말기 제조사는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제 휴대폰이 메인 기능이 된다. 단말기 규격이 풀어지면 단말기 자체가 더 커지고, 이는 M(모바일)커머스가 보편화되는데 일조할 수 있다. 마트에 가서 휴대폰으로 가격비교를 하며 주문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의미다.

과거 전자상거래는 각 업체마다 사업 볼륨 확장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과연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몇 조를 차지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무슨 혜택을 주는지 의문이다. 이제는 업체가 고객 마인드로 전환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은 자신이 물건을 사는 곳이 온라인몰인지 오프마켓인지 중요하지 않다. 여러 패러다임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구분은 의미가 없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은 고객에게 신뢰를 못 주고 있었다. 백화점이나 홈쇼핑은 믿을 수 있는 대기업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장 형태다. 결국 새로운 패러다임은 고객의 신뢰와 요구가 된다.

◇패널발표­-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

온라인 쇼핑은 TV 홈쇼핑, 오픈마켓, 모바일커머스, T커머스 등을 합친 개념이다. 인터넷쇼핑과 온라인쇼핑과 다르다. 포괄적인 개념을 얘기하고 있다. 법적인 용어는 통신판매다. 1996년 9월 인터파크가 처음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업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 서울시 전자상거래 센터에서 확인된 업체만 2만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통신판매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우리나라 소매시장 규모가 203조원이 넘는다. 그 중 통신판매업은 9.5%인 약 23조원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온라인 시장이 소매시장(135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5.5%다. 일본은 정체된 소매시장이다. 중국은 1.3% 정도다.

TV홈쇼핑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됐지만 카탈로그 쇼핑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일본은 M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일본은 3770억엔 시장이지만 우리나라는 이통사에서 시장 형성을 못하고 있어 겨우 600억원 정도다. 솔루션이나 모바일 기기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픈마켓 성장세가 무섭다. 처음 2003년에 시작했지만 최근 20% 내외 성장을 하고 있따. 최근에는 떨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온라인몰과 오픈마켓이 비슷한 성장을 띄지 않겠느냐 추측한다.

향후 T커머스 성장이 일어날 것이다. 이미 4∼5억 매출을 올리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e커머스가 처음 나왔을 때 이렇게 성장할 줄 예측 못했던 것처럼 T커머스도 많은 솔루션과 반복 학습 효과가 나타난다면 극적으로 성장할거다. M커머스도 이동통신사를 통하면 된다. 매년 10% 이상 성장을 기대한다. 이미 전자상거래 소비시장은 백화점을 뛰어넘었다. 2015년이 되면 대형마트를 뛰어넘어 44조원 시장을 형성, 가장 큰 소비시장이 된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