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다시 주춤거리는 우리나라 수출 견인에 나섰다.
10월 수출 감소율이 다시 늘고, 무역 흑자액이 전달 대비 10억달러 가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두 품목 모두 전년동기 대비 35%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및 무역수지 지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일 지식경제부가 집계·발표한 ‘10월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전년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이 각각 38.8%와 36.8%로 우리 산업 전체 품목 1, 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달 34억42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이는 수출 저점이었던 지난 1월의 14억9700만달러보다 무려 130%나 늘어난 규모다.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8억6900만달러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0개월만에 275%나 증가한 2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저점 극복 이후 10개월째 단 한번도 수출액이 꺾이지 않는 연속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우리나라 IT 2위 수출 품목인 휴대폰은 전년동기 대비 30.1% 감소한 27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줄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수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 2분기 30.2%로 사상 처음 30% 고지에 올라섰던 삼성, LG 등 국산 브랜드 휴대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분기 30.9%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우리나라 전체 수출 품목 1위를 지켰던 반도체는 2위로 물러섰으며, 그 자리엔 38억2400만달러를 기록한 선박이 다시 올라섰다.
한편, 지난달 우리나라 총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8.3% 감소한 340억2600만달러, 수입은 16.3% 줄어든 302억3200만 달러로, 37억94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37억9000만달러 흑자로 지난달 대비 9억2000억달러나 흑자규모가 줄긴 했으나, 지난 2월 이후 연속 흑자기조는 유지했다. 1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치인 1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11월부터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본격화에 따른 기저 효과로 인해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세로 반전할 전망”이라며 “무역흑자는 연간 4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