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리얼 그린 비즈니스] (2부-­14)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②주요기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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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를 통해 스마트 그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수출 산업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전은 이미 제주 실증단지 사업에 스마트 플레이스와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스마트 리뉴어블 등 정부가 자유 공모한 세 가지 사업 분야에 모두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모과제가 아닌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 역시 한전이 주관기관 자격으로 참여한다.

스마트 플레이스는 스마트 계량기 사용의 일상화를 위한 사업이고, 트랜스포테이션은 전기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가정 충전 인프라까지를 포함한다. 리뉴어블은 신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하는 사업이다.

한전 배전계획처에서 트랜스포테이션과 리뉴어블 분야를, 배전운영처가 플레이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각각 전담하는 TF를 두고 있다.

한전은 이미 지난달 23일 컨소시엄 선정작업을 완료하고, 해당 업체들에 결과를 통보했다. 9일로 예정된 공모 마감일까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를 밝힐 수 없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분야별로 참여의사를 밝힌 SKT(플레이스), LG파워콤(플레이스), KT(플레이스, 트랜스포테이션), SK에너지(트랜스포테이션), GS칼텍스(트랜스포테이션), 현대중공업(리뉴어블), 포스콘(리뉴어블) 외에 해당 분야의 주요 업체들을 보면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기로 한 업체들도 대부분 한전과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어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한전의 우위가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에 한전 관계자는 “공모 마감인 9일까지는 한전이 추진하는 전략이나 컨소시엄 업체를 공개하기 어렵다”며 “최적의 조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제주 실증단지의 사업기간은 오는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다. 총 42개월 동안 1187억원이 투자되며, 2개 변전소와 5개 배전선로를 이용해 제주도 내 6000호의 수용가에 시범실시된다.

사실 전력망을 지능화하는 작업이다 보니 한전을 위시한 전력업계와 IT·단말기·거래시스템·신재생에너지 업계 등의 참여가 필수다. 특히 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전이 꿈꾸는 미래 스마트 그리드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방식이다. 자가 치유(self-healing)가 가능하며 예방(predictive)도 할 수 있다. 자동 조정(adaptive)은 물론이다.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가 참여(interactive)한 양방향 전력거래가 이뤄진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 전력시스템의 최적화(optimize)와 통합화(integrated)가 이뤄지며, 정보보호(secure)는 필수다.

미국은 노후화된 송배전 설비를 개선하는 게 스마트 그리드의 골자다. 오랜 기간 민간에 맡기다 보니 수익 추구에만 치우쳐 설비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다.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EU를 중심으로 한 국가 간 전력망 연계다.

일본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 해결,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화다. 우리와 가장 유사한 사례다.

정부가 노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전이 자신하는 것은 송배전 인프라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단기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한전은 발전 플랜트의 설계와 건설, 운영, 유지·보수까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공기업이다.

특히 송배전 전력망 및 변전운영 자동화는 75% 수준이며, 총판매량의 72%에 달하는 고압 고객 전체 실시간 정보교환은 물론이고 수요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아직 초기 분야인 AMI, 분산 에너지자원 운영기술은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 선점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제주 실증단지 신청요령 및 평가절차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분야별 컨소시엄 주관기관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라는 과제 성격상 기업만 신청할 수 있다. 접수마감일 기준으로 창업 1년 이상이 경과해야 한다. 기업 컨소시엄을 구성한 연구조합은 주관기관으로 신청가능하다. 그러나 동일 분야 복수 컨소시엄 참여는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시장 특수성이나 차별성 있는 솔루션은 평가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게 된다.

사업 신청을 위한 서류 제출 기한은 9일 18시까지다. 신청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홈페이지(www.ketep.re.kr)에 인터넷 전산등록을 한 후 접수번호를 부여받아 신청서를 우편 또는 인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제출서류는 사업계획서 제출공문, 전산접수증, 사업계획서 원본, 정량적 목표 항목의 성능지표, 참여기관 대표의 참여의사 확인서, 연구기자재·시설 구입 및 임차 계획서, 연구과제 보안등급 분류 및 심사기준, 주관기관 및 참여기업의 최근 2년 회계감사보고서 또는 재무제표,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서, 기타 선정평가 우대기준 관련 증빙서류 등이다.

평가지표는 △비즈니스모델 차별성 및 시장성(가중치 25%) △기술적 실현가능성 및 영향도(가중치 25%) △상호운용성 및 보안성(가중치 20%) △수행능력 및 자금조달 계획(가중치 20%) △자체부담비율(계량평가지표·가중치 10%) 등이다.

3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참여한 경우와 총사업비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경우는 각각 2점의 우대점수가 부여된다. 지식경제부 선정 세계 일류상품 생산업체가 주관기관으로 신청했을 때, 최근 3년 이내 지경부 소관 R&D 수행결과 ‘우수’ 판정을 받은 자가 총괄책임자일 때, 주관기관 참여연구원 중 여성인력이 10% 이상일 때, 신기술·신제품·신뢰성 인증 기업이 주관기관으로 신청했을 때, 최근 3년간 상생협력 우수기업 선정기업 또는 성과공유제 참여기업이 주관기관으로 신청했을 때, 성과활용평가를 거쳐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이 주관기관으로 신청했을 때는 각각 1점의 우대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우대기준은 총 5점을 초과할 수 없다.

우대점수 적용은 평가위원회 평가결과 60점 이상인 과제에 한해 부여되며 60점 미만의 과제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이후 평가위원회 점수와 우대점수를 합산해서 최종 평가점수를 산정한다. 예산 지원은 허용범위에서 최종 평가점수 고득점 순으로 진행된다.

오는 20일 컨소시엄이 발표되면 이의 제기 기간을 거쳐 협약을 체결한다. 이 과정에서 컨소시엄이 신청한 지역과 기존 전력 인프라에 따라 미세조정하게 되고 곧바로 사업이 시작된다.

사업이 시작되면 수행결과의 연차평가와 단계평가, 최종평가가 실시되며 연차별 사업비 사용실적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 수행결과로 발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주관기관 소유로 하되, 협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참여기관도 소유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스마트 그리드 열풍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EU·일본 등 8개국이 개발을 추진 중이다. 물론 각국의 상황에 따라 에너지 안보 확보, CO? 절감,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신성장동력 창출 등 다양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대부분 전력회사와 민간기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정부는 법적·재정적 지원을 맡는다.

선도국가인 미국은 노후화된 전력설비의 교체 필요성과 에너지 안보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스마트 그리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30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다. 전력설비와 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전력시스템 개발이 특징이며 EPRI, EDF, 히타치, GE 및 미국 주요 전력회사가 참여 중이다.

미국 엑셀에너지는 지난 9월 세계 최초의 통합형 스마트 그리드 시티를 콜로라도주 볼더에 구축하기로 하고 관련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럽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와 EU 전력거래 기반 마련을 위한 국가 간 전력망 연계가 골자다. 유럽 스마트 그리드 기술 플랫폼이라는 프로젝트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EU 정부 주도로 대체에너지 사용, 국가 간 전력거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살기 좋은 유럽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레임 워크 7차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ABB, 지멘스, 셸 등 유럽계 다국적 기업이 발을 들여놨다.

일본은 우리와 유사한 사례다. 스마트 그리드로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본 목표다. ‘트리플 아이(Intelligent, Interactive, Integrate) 파워 시스템’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국가 차원의 신재생에너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신전력망 개발 및 시범단지를 운영하며 개발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특징으로는 신재생에너지의 연계를 위한 분산전원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본 중앙전력연구소및 주요 전력회사들이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