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시선이 인도 경제에 쏠렸다. 마모한 싱 인도 총리가 경제 성장 지속 의지를 밝혔으나, 재정적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출구전략(금리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마모한 싱 인도 총리가 뉴델리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통해 “앞으로 수년간 경제성장률 9∼10%를 목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싱 총리의 목표는 일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하락과 여름 장마(몬순)로 농작물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지난 18개월간 경제 성장률 6%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 인도 기업의 수익이 개선되고, 외국 기관 투자가들의 인도에 눈길을 주는 등 세계 경제 침체 전 성장률인 9%를 무난히 회복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부담이 인도 경제 회복의 장애물로 등장했다.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재무·통화 촉진책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우려할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특히 재무·통화 촉진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금리 인상과 같은 고삐를 너무 빨리 죄면 경제회복의 목을 조일 것으로 풀이됐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래로 인도중앙은행 대출 이자율을 9%에서 4.75%까지 내렸다. 현금 보유량도 9%에서 5%까지 내려 경제에 현금을 1200억달러를 투입한 유동성 효과를 거둔 상태다. 인도가 이 같은 유동성 과잉 현상을 부를 수 있는 부담을 뚫고 저금리 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 주요 경제분석가들은 호주, 노르웨이에 이어 중국과 인도를 ‘출구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국가로 점치고 있다. 인도가 성장을 유지하는 게 녹록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부장관은 이날 “(인도 경제가) 회복하고는 있되 주춤거리고, 느릿하다”고 말해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