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제(일광절약 시간제)를 도입하면 연간 최대 1천180억 원의 전력 소비를 아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일 수석연구원은 2일 ‘삶과 환경을 바꾸는 녹색생활’이라는 보고서에서 서머타임제 도입에 따른 사회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여름철 시곗바늘을 한 시간 앞당겨 사용하는 서머타임제는 정부가 내년도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제단체 등이 이에 찬성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시 퇴근이 어려워 공연히 노동시간만 늘어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연구원은 “서머타임제가 시행되면 자연광을 활용하는 ‘가조(可照)시간’이 매일 1시간씩 증가해 가정용ㆍ상업용 전력수요가 줄어든다”며 날씨 변화에 따른 일조율을 적용하면 월간 전력 사용량의 0.42~0.98%가 절약된다고 계산했다.
서머타임제를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간 시행한다고 가정하고 한국전력의 전력시장 평균 구입단가를 적용하면 연간 500억~1천180억 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머타임제를 도입하면 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운수업에서 생산이 3.14%와 0.61%씩 늘어나 장기적으로 각각 5천641억 원과 5천722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야간운전이 줄어 교통사고가 감소하고, 일몰 전 귀가 인구가 늘어 범죄 발생률도 낮아지는 등 사회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서머타임제 도입이 실제 효과를 거두려면 근무시간이 제도 도입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유연한 근무체계가 자리 잡고, 야외활동 증가로 승용차 이용량이 덩달아 늘지 않도록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 저탄소 교통수단을 최대한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서머타임제 도입으로 늘어난 여가를 활용할 수 있게 생활체육ㆍ문화ㆍ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