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선진화를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연구소의 노력이 다각도로 전개되는 가운데 아예 연구 결과물을 공개 평가하는 장이 마련된다. 그동안 밀폐된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연구기관 내부적으로만 공유하고 보고서 제출로 마무리하는 관행과는 대조적인 방식이다.
국무총리 산하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김석준)은 올 한 해 추진한 주요 과학기술 연구 과제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는 ‘STP(Science &Technology Policy) 페스티벌’을 오는 26일 신대방동 본원 대회의실에서 개최한다.
STEPI는 일년 단위로 연구 결과물에 대해 내외부 전문 평가위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왔지만 내부 절차로만 진행해왔다. 이번 STP페스티벌에서는 24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일반에 공개되고 발표 현장에서 평가위원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연구 과제에 대한 연구 수행원의 책임감을 높이고 한층 우수한 성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대다수 참가자들이 과학기술 정책 과제에 대한 가감없는 의견을 개진하고 성과물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변화를 이끄는 것은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연구를 위한 연구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석준 원장이다.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김 원장은 임명 당시 ‘정치인 출신 국책연구기관장’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부담감을 안고 출발했지만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STEPI는 확실히 많이 변했다.
지역구 의원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적지않은 도움이 됐다. 특히 김 원장은 ‘정책으로 채택되지 않는 연구 보고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신념 아래 실제 과학기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과제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SETPI’하면 떠오르는 일명 ‘브랜드 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스타(Star) 프로젝트’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녹색성장·미래성장동력·기초연구·남북한 과학기술협력 등 4개 중점과제를 발굴해 추진 중인데, 중간 평가를 통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는 도태시킬 예정이다.
김석준 원장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부재로 과학기술계 연구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STEPI가 보다 적극적인 연구 과제 발굴과 성과물 도출로 컨트롤타워의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