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10년이 넘은 전국 각 테크노파크(TP)의 중장기 발전전략 및 로드맵이 추상적이거나 형식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발전전략 측면에서 TP가 제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역혁신거점기관’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기술이전 및 사업화는 비교적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지식경제부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전국 15개 TP의 사업을 평가해 발간한 ‘2008년도 테크노파크 경영실적 평가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는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AIT)이 교수·회계사 등 민간 전문가 18명으로 구성한 경영실적평가단이 서면 및 발표평가 등을 통해 작성한 것으로, 지난 98년 출범한 TP에 대한 사실상의 종합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관 비전 및 지역연계 발전전략 ‘낙제’=일부 TP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기관 비전이 추상적이며 중장기 단계별 발전전략 및 로드맵의 구체적인 달성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영의 핵심인 전략목표 설정이 주관적이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역발전전략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충남TP와 대전TP는 우수 평가를 받은 반면, 나머지 TP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그중 지난 2003년 전후 설립된 후발 TP 9개중 6개 기관이 무더기 부진 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TP가 업종별 선도기관에 대한 벤치마킹과 수범사례 교류, 크로스 벤치마킹 등에 적극 나서고 다양한 지역발전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재정자립도와 사업관리는 ‘보통’= 대부분 재정자립도 제고 및 재정 건전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는 지난 2006년 85.5%에서 지난해에는 101.1%로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재무관리 적정성 측면에서 미흡 또는 부진 평가를 받은 기관은 없었다.
또한 각 TP별 평균 사업비도 지난 2006년 309억3300만원에서 424억3000만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중앙정부 사업을 총괄 수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TP의 고유사업인 기업육성이 소홀히 취급되는 경향이 있어 고유사업의 예산비율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 밖에 사업평가와 피드백 운영체계, 사업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력도 미흡하다는 게 평가단의 의견이다.
◇기술이전 및 사업화는 ‘합격’= 기술이전실적 및 사업화 성과가 탁월한 TP로 경기·광주·대구·충남·전남·충북·포항이 꼽혔다. 울산TP는 우수 평가를 받는 등 평가항목에서 가장 돋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P가 지역기술이전센터를 운영하면서 기술이전 및 사업화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술이전 건수도 지난 2006년 평균 7.8건에서 2008년에는 16.1건으로 2배이상 늘었으며 광주TP가 38건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보였다. 반면 기술개발 및 공동 연구·개발 실적은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외부 자금지원 확충을 통해 중간조직 육성, 전담인력 확충, 일대일 멘토링지원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TP가 지역 산업기술 및 경제활성화를 유도하는 지역혁신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서울·경기대진TP를 포함 내년에 총 17개 TP로 확대해 경영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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