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의 확산 기세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2일 APㆍ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최근 1주일 사이에 3천명, 2주 사이에는 5천명의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신종플루 경계령’이 내려졌다.
또, 터키와 요르단, 중국과 홍콩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의 기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공포에 휩싸인 우크라이나=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선 전국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일 전국의 모든 교육기관에 1주일간의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국민들에게 시장이나 영화관, 나이트클럽 같은 공공장소 출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율리아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수도 키예프에 있는 보리스폴 국제공항을 찾아 외국에서 수입한 타미플루 30만회분을 직접 인수한 뒤 “이것이 우크라이나를 (신종플루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정부는 향후 30만회분의 타미플루를 추가로 수입, 타미플루 비축량을 95만회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보건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신종플루 감염환자는 25만명에 이르며, 사망자는 22명이다.
보건부는 신종플루 입원 환자가 1만5천명에 달하며, 이 중 170명은 중환자라는 점을 들어 피해 확산을 우려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신종플루 공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지 싱크탱크인 ’고르세닌 연구소’의 콘스탄틴 본다렌코 연구원은 “지금은 모든 (대선) 후보들이 정치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이슈를 찾아다닐 때인데, 현재 매우 뜨거운 이슈는 신종플루”라면서 모든 후보들이 ’신종플루’라는 이슈를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할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지에 신종플루 대응팀을 파견했다.
WHO의 리우바 네그루 대변인은 WHO가 우크라이나에 신종플루 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한 것이 현지의 상황이 심각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재검토해 좀 더 근거 있는 자료를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동.아시아에서도 사망자 늘어=중동과 아시아에서도 신종플루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터키에서는 하루 만에 신종플루 사망자가 약 두 배로 증가, 총 사망자 수가 9명으로 늘어났다.
터키 보건부는 2일 밤사이 5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현재 10명의 중환자가 더 있어 추가 사망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르단 보건부도 이날 최근 4일간 26세 여성과 42세 여성, 40대 임신 여성 등 세 명의 신종플루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돼 총 사망자 수가 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도 이날 55세 남성 환자가 신종플루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총 사망자 수가 39명으로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후난(湖南)성 창닝시에 거주하는 14세 중학생이 신종플루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종플루 사망자 수가 7명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천주(陳竺) 중국 위생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신종플루 유행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감염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중국 내 신종플루 유행이 내년 3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2일 기준으로 총 4만8천748명에 달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 달로 예정된 ’하지(Hajj.사우디에 있는 메카 성지 순례)’기간 신종플루 감염이 확산될 것을 우려, 의료기관 종사자 및 하지 관련 일꾼들 수십 만명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美 “9세 이하 아동, 백신 2회 접종해야”=미국 보건당국은 2일 9세 이하 아동의 경우 백신을 2회분씩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생후 6개월~9세 사이의 아동은 면역 반응 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면서 백신을 1회 접종한 아동들의 상태를 지켜본 결과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임상실험 결과 임신 여성도 백신 접종 후 아무런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농무부는 이날 인디애나주 소재의 한 농장에 있는 판매용 돼지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농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견된 돼지와 돼지의 주인은 현재 완전히 회복된 상태며, 문제의 돼지 이외의 돼지들에게서는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 덕 클로록스 순익 급등=신종플루 확산에 따라 세정 제품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면서, 미국 가정용품 제조 업체인 클로록스의 분기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록스가 2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09 회계연도 1분기 수익은 1억5천500만달러(주당 1.11달러)로 1억2천800만달러(주당 90센트)를 기록한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아래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분석가들의 예상치에는 근접했다.
이 회사의 북미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래리 페이로스는 신종플루로 소독제 판매량이 늘면서 1분기 매출이 2%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