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폰이 휴대폰시장 주류로 부상하면서 배터리 커버 교체 수요에 대한 관련 부품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에는 배터리 커버가 단순히 배터리를 보호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터치폰의 외관 디자인 및 소재 차별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폰 액세서리 유통 시장이 활성화된 유럽, 미국 등지에선 최근 배터리 커버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대폰 케이스 전문업체 유뎀은 손담비, 김현중이 직접 디자인한 배터리 커버를 이벤트용으로 1만개 한정 생산했는데 이틀 만에 완판됐다. 개당 판매가가 1만원의 고가임에도 디자인의 가치, 희소성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신양엔지니어링도 헬로키티를 모델로 한 배터리 커버 10만개를 생산했는데, 불과 며칠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배터리 커버 디자인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기능면에서도 변신을 하고 있다. 배터리 커버 속에 안테나를 삽입해 휴대폰의 부피를 줄이는 기술이 구현됐다.
소재도 다양화되고 있다. 플라스틱 위주의 소재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강화유리·스테인레스·알루미늄·마그네슘·주석 등 비철금속은 물론 고무·가죽 등 천연 소재까지 확장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관련 시장 활성화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휴대폰 케이스 판가인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커버 시장이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고, 디자인·소재에 대한 기술력도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세트업체들은 아직 미온적이다. 국내 휴대폰시장은 통신사 중심이기 때문에 대리점, AS센터를 통한 유통망 형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도 햅틱팝 모델에 한해 애니콜랜드에서만 배터리 커버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는 통신사들이 유심(USIM) 칩만 판매하는 개방적 시장이고, 관련 액세서리 시장도 활성화돼 있어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커버 교체시장이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재산업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다만 휴대폰 세트업체들이 아직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 활성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