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회복과 업황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이 연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용 PCB 제조 업체들이 3분기 실적 집계에서 반도체업계의 업황 개선 후속 효과를 얻으면서 잇따라 가파른 실적 개선치를 내놓고 있다. 특히 올초까지 키코 피해로 심각한 경영 위기까지 몰렸던 일부 업체들은 한숨을 돌렸다.
종합부품업체인 삼성전기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3분기 PCB 매출이 2분기 3387억원 대비 16%나 증가한 3918억원의 성적을 내놓았다. 반도체용 PCB 수요 확대와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고부가가치 BGA 반도체용 PCB는 전체 PCB 매출 비중에서 지난 2분기 30%선에서 지난 3분기에는 40%를 넘어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모바일용 고부가 패키지 기판 판매가 증가하며 반도체용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용 PCB에 주력하는 대덕전자도 반도체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큰 호조세를 탈 전망이다. 증권사 예측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삼성전자 반도체용 제품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1% 가량 증가한 101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회사 안병록 부장도 “1분기 최저점에 비해 반도체용 수요가 50% 이상 늘면서 점차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회복세를 타고 있다”며 “4분기에는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수페타시스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8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용 PCB 모듈은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7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이닉스 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기 때문이다. 키코 손실로 큰 평가손실을 입었던 심텍도 환율안정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4분기에도 반도체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임병남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 사무국장은 “전 세계 반도체용 PCB는 지난해 79억달러의 시장 규모를 보였지만 올들어 86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다”며 “4분기엔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더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