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2차전지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제조 기술 수준에선 일본과 대등한 경쟁을 펼쳤지만 부품소재 경쟁력은 일본과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4일 무역위원회가 ‘리튬2차전지산업 경쟁력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산업은 제조기술이 우수하고 국내 시장규모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원천 기술면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경쟁기업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2차전지 산업은 삼성SDI와 LG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며 2000년 이후 급속한 성장을 일궈냈다. 국내 리튬2차전지 수출은 지난 2003년에 2억7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04년 이후 휴대폰, 노트북PC용 리튬이온전지 수출 증가로 지난해에는 그 6배인 16억2000만달러로 성장했다. 반면 수입은 2003년 3억6000만달러에서 자난해 5억2000만달러로 45.9% 증가에 그쳐 2003년까지 적자였던 무역수지는 지난해 1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규모도 2000년 4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15.7%의 성장률로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으로 그간 3.2배로 확대됐다. 실제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19%와 8%의 점유율로 세계 2·4위에 랭크, 일본 기업인 산요전기가(22%)와 소니에너지(15%)와 비교해 대등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21%와 12.3%로 일본 업체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일본의 100을 기준으로 할 때 부품소재 경쟁력은 절반에 그쳤고, 원천기술은 30으로 미국의 80에도 크게 뒤졌다는 평가다. 특히 핵심소재인 음극활물질의 국산화 비율이 1%에 불과해 일본(85%)은 물론 중국(14%)에도 뒤쳐졌고 또 격리막 국산화율도 12%에 그쳐 일본의 85%에 크게 못 미쳤다.
이와 관련 리튬2차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가 전기자동차와 전력 부문의 대규모 수요로 인해 지난 2007년 88억달러에서 연평균 25.7% 수준으로 성장해서 2015년에는 220억달러로 확대가 예상돼 시장 성장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승희 무역위원회 산업피해조사팀장은 “2차전지 시장의 확대는 명약관화하다”며 “우리나라가 2차우수한 제품 생산 기술 경쟁력을 발판으로 적극적인 해외 자원확보 노력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이 시장에서도 우리나라의 시장 주도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부품소재 경쟁력 일본의 3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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