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임금 랭킹 최상위권에서 빠지지 않는 분야가 바로 금융권이다. 높은 연봉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종 중 하나다. 기업 간 이직이 활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전공·나이 등을 따지지 않는 열린 채용이 도입되면서 이공계 학생이 금융권에 진출하는 것도 쉬워졌다.
◇금융권 취업문 활짝=올해 최악의 구직난 속에서 금융권은 지난해보다 취업문을 더 넓혔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주요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은행·농협)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 885명보다 53%(465명) 증가한 1350명에 달한다.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신규 채용을 줄였지만,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외에도 대신증권(100∼150명), 한국투자증권(100명), 삼성화재(100명), 대한생명(50명), 삼성생명(100명), 비씨카드(20∼30명), 신한카드(70명), 삼성카드(70명) 등에서 신규채용을 진행한다.
입사경쟁률은 역시 치열했다. 경쟁률 85 대 1을 기록한 하나은행에 이어 금융감독원이 70 대 1, 한국은행 60 대 1, 산업은행 54 대 1, 신한은행 50 대 1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공계도 금융권 간다=최근 금융권에서는 학력·전공·연령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누구에게나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이른바 ‘열린 채용’으로 인재를 모집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이번 하반기 금융권 채용을 살펴보면, 기업·국민·우리은행 등이 열린 채용으로 신입행원을 모집했다. 이 때문에 상경계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공계 등 타 전공 구직자가 도전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이공계생이 금융권 취업에 성공하려면 금융권 채용 동향을 미리 파악해 맞춤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우선 금융권은 입사필기시험으로 직무능력 및 적성평가, 논술을 실시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 기업은행이 경제·시사 문제에 대한 논술 및 약술시험을 출제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평소 뉴스나 신문을 꼼꼼히 읽는 것이 필수다.
비전공자가 금융지식을 쌓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스터디도 추천할 만하다. 경제용어가 잘 정리된 책으로 개념정리를 확실히 하고, 스터디를 거쳐 지식을 늘려 나가는 것이 좋다.
◇‘맞춤 인재’는 미리미리 대비한다=면접에서는 금융인으로서 잠재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면접에서 지원자의 표현력, 태도 및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세일즈 역량 면접을 도입해 직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머릿속으로만 금융권 입사를 그릴 것이 아니라 금융사 인턴 등 직접 발로 뛰면서 금융업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관련전공자가 아닌 만큼 금융자격증을 취득해 준비된 인재임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금융관련자격증이라도 난이도에 따라 가점이 달라지므로, 하나를 취득하더라도 고난이도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금융권 취직을 준비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증권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일임투자자산운용사로 구성된 ‘증권 3종 세트’가 필수 취득 자격증으로 꼽힌다. 여기에 재무위험관리사(FRM)와 증권분석사를 추가해 ‘증권 5종 세트’를 갖고 있으면 ‘취업 안정권’이라는 말도 한다.
자격증이 꼭 있어야만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형 과정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고, 또 금융권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이 밖에 기업별로 금융관련 자격증 외에도 우대받을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 우리은행은 한국사·국어·한자능력·전산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가산점을 준다.
◆든든한 자격증 “골라볼까”
◇증권투자상담사=증권투자상담사는 금융투자회사에서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증권 투자를 권유하거나 투자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말한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만큼 지명도가 높다. 시험은 증권분석·증권시장·금융투자상품비교 및 직무윤리, 법규, 세제 4과목이 출제된다.
◇파생상품투자상담사=금융투자회사에서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파생상품의 투자를 권유하거나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를 할 수 있다. 과거 선물거래상담사에서 명칭이 바뀌었다. 장내파생상품·장외파생상품·리스크관리 및 직무윤리·파생상품 관련법규가 시험에 출제된다.
◇일임투자자산운용사=투자일임재산을 금융투자상품에 운용하는 업무를 한다. 과거에는 자산설계전문인력(FP)이라고 불렀다. 시험 출제 과목은 고객관리업무 및 직무윤리, 법률 및 세제, 운용 및 전략, 자산관리업무로 구성된다.
◇집합투자자산운용사=집합투자재산, 신탁재산을 금융투자상품 등에 운용하는 업무를 한다. 윤리, 법규, 투자와 리스크, 운용 및 전략, 투자분석 등이 시험에 나온다.
◇금융투자분석사=금융투자회사에서 조사분석자료(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대한 주장이나 예측을 담고 있는 자료)를 작성하거나 이를 심사, 승인하는 업무를 한다.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증권분석기초, 가치평가론, 재무분석론, 증권법규 및 윤리가 시험 출제과목이다.
◇재무위험관리사=금융투자회사에서 금융투자상품 등의 운용과 관련된 재무위험 등을 일정한 방법으로 측정, 평가 및 통제해 해당 회사의 위험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리스크관리기초, 금융선물옵션, 장외파생상품, 리스크관리기법이 시험에 출제된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