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구성된 공인 국가대표 팀이 아시아 전역에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떨쳤다.
우리나라 e스포츠 국가대표 팀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베트남 하노이공학대학에서 펼쳐진 제3회 실내아시아경기대회 e스포츠 종목에서 금메달 두 개와 은메달 한 개를 따냈다. e스포트 종목 1위는 아쉽게 놓쳤지만 출전 종목이 적은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특히 외국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라고 여겨졌던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의 금메달은 더욱 값지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총 6개 종목 중 스타크래프트와 카운터스트라이크, 그리고 피파2009 3개 종목에 9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은 피파 2009에서는 아쉽게 8강에서 탈락했으나 스타크래프트에서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하나,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에서 금메달 하나를 획득했다.
세계 최강 스타크래프트는 우리 대표팀끼리의 독무대였다. 한국의 정명훈(SK텔레콤 T1)과 이영호(KT 롤스터)가 각각 조별예선과 4강전을 전승으로 통과 결승에서 만났다. 4일 펼쳐진 우리 선수 간의 결승전에서는 이영호가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정명훈을 꺾고 공인 e스포츠 대표팀 최초의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카운터스트라이크에서도 우리나라는 예상과 달리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했다. 4일 오후 풀리그 마지막 4차전에서 3전 전승을 거둔 한국과 2승 1패를 기록한 베트남이 맞붙었다. 위메이드 폭스 팀원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세트에서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16 대 1 완승을 거뒀다. 2세트에서도 16 대 3으로 승리,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4전 전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e스포츠협회 측은 대회 기간 동안 매일 수백명의 현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높은 e스포츠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협회 측은 또 현지 미디어와 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각국 선수단의 한국 선수단을 향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였으며, 매일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과 팬들의 사인 요청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트남 현지 미디어들은 한국 e스포츠 발전현황과 베트남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조언을 구했으며, 스타크래프트 선수인 정명훈과 이영호, 카운터스트라이크 위메이드 팀은 이미 베트남에서 스타 대접을 받았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또 베트남 e스포츠 팬들은 정명훈과 이영호의 플래카드를 만들어와 이들의 아이디인 ‘Fantasy’와 ‘Flash’를 연호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키보드를 직접 가져와 사인을 요청하고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협회 측은 밝혔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선수단은 PC방과 같은 별도의 연습공간을 구하려 했으나 한국 선수단을 알아보는 현지 팬들이 많아 위험할 수 있다는 현지 관계자들의 만류로, 경기장에 마련된 별도의 연습공간을 배정받아 대회기간 중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은동 한국 국가대표 e스포츠 선수단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여러 종목에서 기량이 많이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단이 정말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대표 e스포츠 선수단 최원제 단장은 “첫 국제대회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보람을 느낀다. 또 개최국인 베트남은 물론이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아시아 국가에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위상을 확인 할 수 있어 뜻 깊은 대회였다. 특히 대한체육회의 일원으로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게 된 첫 대회여서 더욱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