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집행자’가 개봉한다. 집행자는 흉악범으로 인해 12년 만에 부활한 사형 제도, 그리고 이를 집행하는 세 명의 교도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시원 생활 3년 만에 교도관으로 취직하게 된 재경(윤계상 분)은 첫날부터 짓궂은 재소자들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어리바리한 그에게 10년 차 교사 종호(조재현 분)는 “짐승은 강한 놈에게 덤비지 않는 법”이라며 재소자를 다루는 법을 하나씩 가르친다. 재소자들에게 군림하는 종호나 사형수와 정겹게 장기를 두는 김 교위(박인환 분)의 모습은 재경의 눈에 모두 낯설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12년간 중지됐던 사형 집행이 연쇄살인범 사건을 계기로 부활한다. 법무부의 사형 집행 명령서가 하달되고 교도관들은 패닉 상태에 빠진다.
영화의 상황은 지난 12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에서 최근 잇따른 흉악 범죄로 사형제 부활 논란이 일고 있는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집행자는 영화 내용 외적으로도 다양한 화제를 일으켰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고, 10억원 안팎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로도 눈길을 끌었다. 또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정진석 추기경이 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