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 KB금융·우리금융·신한금융 등 국내 3대 금융그룹사 간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업계는 4분기 이자 수익의 증가 폭과 부실여신 처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폭에 따라 올해 주도권 경쟁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금융그룹별 총자산 규모는 KB금융이 331조1000억원으로 최대 금융 그룹의 지위를 유지했다. 우리금융이 328조400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신한금융은 311조2000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160조1000억원으로 3대 금융그룹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시가총액에서도 KB금융이 4일 현재 22조4470억원으로 신한금융(21조8132억원)을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12조7350억원, 하나금융은 7조436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KB금융이 수위를 차지했다.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9월 말 현재 1.41%로 3대 금융그룹 중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은 1.61%로 뒤를 이었고 우리금융은 1.99%에 그치며 하나금융의 1.64%보다 낮았다.
당기순이익에서는 신한금융이 올 1∼9월 1조4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금융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대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순익이 1분기 1620억원, 2분기 2230억원, 3분기 484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연말 1조원대 진입을 넘보고 있다. KB금융은 경기침체에 따른 이자 마진 감소로 2분기와 3분기 순익이 각각 1000억원대에 그치면서 누적 순이익 5220억원에 머물렀다.
자본적정성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서는 신한금융이 9월 말 현재 13.3%로 가장 우수했다. KB금융은 12.8%였으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2.1%와 12.4%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우리금융이 9월말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1%로 신한금융(7.5%)와 KB금융 4.22%를 웃돌았다.
금융업계는 자산보다는 4분기 이자수익 개선 정도와 충당금 적립 규모 등이 주도권 경쟁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부실자산 정리 과정에서 비용 처리 시기나 규모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