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칩 공정 핵심 장비이자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의 필수 소모품들조차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MOCVD 장비 국산화가 국내 LED 산업의 경쟁력을 조기에 끌어올리기 위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핵심 소모품 국산화 또한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모품은 향후 LED 칩 생산 능력이 높아질수록 제조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에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ED 에피웨이퍼 업체들이 사용하는 MOCVD용 ‘웨이퍼 캐리어’는 전량 일본 ‘도요탄소’로부터 수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웨이퍼 캐리어는 사파이어 웨이퍼를 얹어 질화갈륨(GaN)층을 성장시킬때 밑받침이 되는 부품이다. 60∼70번 정도 사용하면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MOCVD 1대가 한달 평균 50회 안팎의 가동 능력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웨이퍼 캐리어 하나를 한달 남짓밖에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규격에 따라 개당 가격은 30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요즘처럼 엔화 변동이 심할 때는 LED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웨이퍼 캐리어는 규격 허용 오차가 옴스트롱(100억분의 1m) 단위의 극히 미세한 부품으로, 현재 국내 기술로는 만들 수 없는 실정이다.
웨이퍼 캐리어 바로 상층부에서 가스의 흐름을 균일하게 만들어 주는 부품인 ‘퀄츠 실드’ 또한 100% 수입에 의존한다. 퀄츠 실드는 양대 MOCVD 업체인 독일 액시트론·미국 비코중 액시트론 장비에만 사용된다. LED 업체들은 액시트론으로부터 퀄츠 실드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웨이퍼 캐리어와 달리 60회 정도 사용하면 재생 과정을 거쳐 재활용할 수 있지만 반년 정도 가동 후에는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개당 가격이 역시 1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코 장비의 경우 웨이퍼캐리어와 가스분사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따로 퀄츠 실드를 설치하지 않아도 가스 흐름이 일정하다. 국내 LED업체들이 액시트론사의 MOCVD를 다수 사용하다가 최근 비코장비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이유도 구매선 다변화와 더불어 독점적 지위에 따른 소모품 교체 비용 부담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생산되는 LED 칩 양을 고려하면 MOCVD 소모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소자 산업처럼 앞으로 LED 원가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게 되면 양산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