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고사양은 저실적, 저사양은 고실적’

  ‘카메라모듈 실적은 화소와 반비례하는가.’

5∼8M 고화소급 카메라폰의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카메라모듈 제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M 이상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한 업체들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2∼3M 보급형 제조 업체들은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세트업체들이 당초 올해 예상했던 고화소폰의 활성화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제조업체들의 제품 사양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까지는 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광통신이 2M급 이상을 담당하고, 파트론·쿠스코엘비이가 10만화소, VGA(30만화소), 1.3M급을 담당했다. 올해부터 스마트폰의 활성화 등으로 고사양 부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광통신은 5M급 이상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저화소급을 담당하던 쿠스코엘비이·파트론은 2∼3M급을 담당하게 하고, 그 이하급은 BYD·트룰리 등 중국업체들로부터 소싱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모듈은 외부 이미지를 결상시키는 렌즈, 이미지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이미지센서, 부품들을 기계적으로 연결해주는 홀더로 구성된 복합부품이다. 카메라모듈의 국산화 개발이 완료된 이후 삼성전자는 고화소급을 선제적으로 채택하면서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2004년에는 30만화소급, 2007년에는 2M 화소급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5M급 이상을 선제적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올해 5∼8M급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형성할 것으로 예상지만, 그와 달리 여전히 3∼5M급 카메라폰이 시장의 대세를 점하고 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부품업체들로 이졌다. 카메라모듈 협력 업체 맏형격인 삼성전기는 올해 최고 실적 기록 행진 중인 가운데서도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테크윈도 카메라모듈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감소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막내격인 파트론은 지난 3분기 카메라모듈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4.3% 성장했으며, 올해 안에 안테나 부문을 제치고 최고 매출창구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내부적으로 5M급 카메라폰이 시장평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면서 “고화소폰의 시장 활성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일부 선두 업체들은 5M급에서 다시 3M급으로 집중하는 다운그레이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