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BCP 시장 큰 폭 증가…컨설팅·설비 솔루션 유망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신종플루를 비롯해 올 9월말 발생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남태평양 쓰나미와 인도네시아 지진 등 예기치 못했던 재난이 잇따르면서 BCP(사업연속성관리)로 대표되는 리스크 관리 사업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서 BCP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금융상품 거래에 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일본판 사베인옥슬리법(J-SOX법)이나 2010년 국제표준화기구(ISO)의 BCP 규격 인증 움직임 등도 BCP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시장조사회사 후지경제가 올 초 발표한 일본 리스크 관리 관련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9953억 엔이었던 일본 리스크 관리 시장은 2013년 1조6486억 엔으로 확대되며, 앞으로 6년간 기업과 자치단체 수요가 66% 증가할 전망이다. 또 새로운 리스크 관리 또는 안심ㆍ안전을 컨셉트를 부가가치로 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리스크 관리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BCP 지원 컨설팅과 BC(사업연속성) 설비 솔루션이다. BCP 지원 컨설팅은 재난이 발생해도 핵심 사업을 지속하고, 중단된다 해도 가능한 빠른 시간에 재난이 일어나기 전 업무로 복귀할 수 있도록 활동이나 수단 등을 미리 정해 두는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BC 설비 솔루션은 BCP를 도입하는 기업과 자치단체, 공공 인프라 등의 건축물과 설비에 대한 내진 보강이나 전기ㆍ공조 설비 등을 위한 공사를 이른다.
일본 BCP 지원 컨설팅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CP를 도입하는 기업과 자치단체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후지경제는 “지난해부터 대기업이 거래하는 중견ㆍ중소기업에 BCP를 의무화하기 시작하고, 신종플루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중견ㆍ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한 BCP 지원 컨설팅 사업자가 증가해 새로운 상품을 부가하는 움직임도 보인다”는 전망과 함께 “신종플루 관련 서비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집중 출시돼 그 수요를 추정할 수도 없을 정도”라고도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8월8월 지방공공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보통신기술 부문의 사업연속성계획(ICT BCP) 정책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자치단체의 BCP를 요구하면서 앞으로 3년간 시장 확대가 예측된다는 게 후지경제의 분석이다.
BC 설비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의 BC 설비 솔루션 시장은 2007년 지진 등으로 자동차공장에서 생산이 중지된 이후 위기의식이 높아지며 커지기 시작했다. 이 시장에 대해 후지경제는 “중견ㆍ중소기업은 거래처인 대기업이 BCP 대책을 의무화해 단계적으로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며 “ISO 규격화 움직임에 발맞춰 BC 설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건축설비 쪽은 거의 마무리 단계인 금융 분야 대기업이나 공공 인프라보다는 중소 금융기관 건물이나 설비가 앞으로 유망하다고 후지경제는 전망했다.
그밖에 후지경제는 긴급 통보 및 안부 확인 서비스 시장도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나 자치단체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BCP 등 리스크 관리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수요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후지경제는 “거래처의 강한 요청에 의해 채택이 확대되고 있기에 긴급 통보 및 안부 확인 서비스 수요는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막대한 초기 투자 없이 인명 피해를 줄이는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설명했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