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양국간 최대 현안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의해 제기됐다.
특히 CSIS는 한국의 G20 정상회의 유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글로벌 코리아’ 비전을 성취하는 유례없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CSIS는 5일 금융위기 이후 한미 동맹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2010년은 G20 정상회의를 활용해 한.미FTA 진전과 안보 및 동맹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아시아의 부상,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국제경제협력 등 갈수록 중요한 현안들의 중심에 있다”면서 이러한 현안들에 대한 양국협력은 21세기의 진정한 전략적 동맹을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한.미FTA 최종 타결에 실패하면 미국은 동맹관계와 리더십에서 크게 후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느냐 여부는 세계무역기구 도하라운드 협정체결을 추진중인 오바마 대통령의 지도력을 아시아국가들이 판단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CSIS는 한.미FTA가 주춤거리는 사이 한국과 유럽연합(EU)이 FTA를 체결한 것은 앞으로 세계 국가들 간에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질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한.EU FTA 체결이 미치는 영향에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과 EU의 경제력을 합치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보다 더 크다면서 만약 미국이 한국과 FTA를 체결하고 한국과 EU의 3개 경제권을 통합하는 미.한.EU 경제무역동반자관계(ETP)를 형성한다면 당분간 어느 국가들의 FTA도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CSIS는 “미.한.EU ETP는 세계서 가장 강력한 3개 경제권을 묶어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유와 법치주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바탕을 둔 발전모델로서도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