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화된 공정이 아닌 주문에 따라 변형된 공정을 적용하고, 긴급 주문에 적기 대응해야 하는 ‘다품종소량생산’ 체제의 중소기업은 최단 시간에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생존을 위한 제 1 조건이나 다름없다.
긴급 주문이라 하더라도 납기 시한은 물론 품질을 동시에 보장해야 한다. 시간과 품질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할 경우에는 고객의 신뢰를 잃기 일쑤다.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다품종소량생산’ 체제라는 한계로 인해 생산 작업의 합리적 체계화는 물론 작업 계획 변경, 변경에 따른 대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반도체·LCD 제조 장비 및 부품 생산업체 시너스(대표 김부순 www.cnus.co.kr)는 ‘생산시점관리(POP Point Of Production)’ 시스템 구축이라는 정보화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소했다.
시너스는 지난 해 10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대상 정보화 지원 사업을 통해 POP를 개발·구축, 주문에서 생산, 납품, 재고관리에 이르는 전 공정에서 정보화를 단행, 기업 경쟁력을 배가하는 데 성공했다.
POP 구축 이전 수작업으로 진행된 주문 접수에서 생산 의뢰, 납품까지 통상 3∼4시간이 소요됐지만 POP 가동 이후 전산화함으로써 이를 1시간 내외로 절감, 긴급 주문에 대한 대응력을 크게 높였다. 과거 80% 수준에 불과했던 납기 준수율은 POP 가동 이후 90% 이상으로 훌쩍 높아졌다는 게 시너스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POP 구축 이후 공정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는 점 또한 또 다른 정보화의 효과다.
POP를 통해 각 공정단위별 운용 시간을 관리, 지연 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즉각 대응함은 물론 개별 장비의 가동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 관리 등 효율적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특정 장비 혹은 특정 공정의 작업 집중 현상도 사라졌다.
시너스는 또 POP를 통한 데이타 축적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난 9월 1일 생산일지를 폐지했다. 과거 담당 직원의 수작업 혹은 기억에 의존했던 관리를 POP로 대체한 것이다.
이와 함께 업무 전산화로 실시간 데이타 수집 및 분석, 관리가 가능하게 된 만큼 고객 불만 접수 및 불량에 대한 대응 체계도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고객에게 납품 이후 불량 및 불만이 접수되면 불량품을 교체하는 그쳤지만 불량으로 인한 손실과 발생 건 수, 원인 분석 등을 POP를 통해 체계화하는 등 사실상 전무했던 이력관리의 부진함도 개선했다.
시너스는 POP를 통해 ‘다품종소량생산’에 따른 생산관리의 어려움을 극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와의 연계 강화 등 POP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인터뷰-김부순 시너스 사장
“POP 도입 이후 각각의 공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등 생산관리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성공했다.”
김부순 시너스 사장은 “지난 해 10월 POP 가동 이후 납기관리 등 공정개선 물론 고객관리, 하자관리, 원감절감 등 전 분야에서 생산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POP 도입 이후 생산관리 전 공정을 실시간으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돼 경영관리도 한층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당초 김 사장은 효율적인 생산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도입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해 10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지원 아래 POP 도입을 결정했다.
김 사장은 “ POP 도입을 앞두고 현장 직원의 불만과 반대가 있었다”며 “일단 3개월만 이용하고 재고하자”고 설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지원을 포함, 총 1억 2000만을 투입하고 별도의 TFT를 구성, 시너스에 최적화된 PO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현재 운용중인 POP는 개발 당시 목표했던 100% 수준으로 시너스에 꼭 맞는 시스템”이라며 “ 당초 예상하지 못한 데이타가 수집, 축적되는 등 원가 분석 및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POP 도입 이후 업무가 간소화됨에 따라 정보화에 대한 임직원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김 사장은 “새로운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내년에 POP 보완 및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사장은 관계 기관의 보다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김 사장은 “ 중소기업의 정보화 구축 못지 않게 이후의 업그레이드 및 보완에 대해서도 지원이 이뤄지면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