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전문업체이자 삼성전자의 최대 협력사인 한솔LCD가 발광다이오드(LED) 분야로 사업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LED 조명 완제품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독자적인 LED 패키징 라인 구축에도 나섰다. 기존 냉음극형광램프(CCFL) 광원의 BLU 사업이 지금의 외형을 키워오긴 했으나, 외주 가공업의 속성상 앞으로도 취약한 이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LCD(대표 김치우)는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인 ‘로손’사에 형광등 교체형 LED 조명(T10)을 공급하기 위해 계약을 추진중이다. 현재 논의중인 납품 규모는 1년간 10만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T10 가격이 개당 10만원선이라는 점에서 계약이 성사되면 총 공급금액은 100억원에 달한다. 국내 LED 조명 업체 가운데 1년간 100억원의 공급 계약 사례는 역대 최대 규모여서 수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솔LCD는 현재 T10 기준, 월 3만개의 조명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LED 패키징을 알티반도체·루미마이크로 등으로 부터 조달했지만 LED 사업 강화를 위해 내재화 작업도 진행중이다. 우선 자회사인 한솔라이팅의 오창 CCFL 공장 인근에 LED 패키징 라인을 신규 구축키로 했다. 얼마전에는 국내 LED 패키징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하기도 했다. 향후 LED BLU용 모듈 사업도 염두에 둔 적극적인 행보다.
이 회사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LED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현재 주력인 CCFL BLU 사업이 더 이상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한솔LCD는 꾸준히 외형을 키우며 지난해 매출 1조 957억원을 기록,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이익률은 1.75% 정도에 그쳤다. 지난 상반기에도 5249억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 상반기 실적을 초과 달성했으나 이익면에서는 오히려 7억원 적자를 냈다. 덩치는 한솔 그룹의 주력인 한솔제지와 견줄만한 규모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의 한계는 뚜렷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솔LCD는 이미 몇년전 ‘한솔라이팅’이라는 CCFL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으나, 이 또한 여전히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LCD가 그룹내 주력 제조 회사로 성장했지만 BLU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며 “LED 분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정해진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