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의 월간 매출액이 처음으로 5천억원을 넘어서면서 편의점 판매액을 제쳤다. 사이버쇼핑몰 매출도 급증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판매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슈퍼마켓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신종 플루가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9일 통계청의 소매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9월 홈쇼핑 판매액은 5천696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3천954억원)보다 44.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율로도 지금껏 가장 높았다.
이는 전월인 8월(4천383억원)보다도 29.9%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이 홈쇼핑 판매액을 집계한 이후 월 5천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같은 달 판매액이 5천549억원에 그친 편의점 판매액을 앞질렀다. 편의점 판매는 작년 9월(4천979억원)보다 11.4% 증가했지만 역대 최대치를 나타낸 지난 8월(5천615억원)보다는 1.2% 감소했다.
홈쇼핑 판매액이 편의점 매출을 앞서기는 200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그 후부터 지난 8월까지는 편의점 매출이 항상 많았으며 작년 8월에는 그 격차가 1천500억원까지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추석을 앞두고 홈쇼핑이 특수를 본 데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신종 플루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신종 플루 사망자가 줄을 잇기 시작한 때가 지난 8월 하순부터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적인 온라인쇼핑인 사이버쇼핑몰의 매출도 급증했다. 9월 판매액이 전년 동기(8천441억원)보다 28.0%나 늘어난 1조80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과 사이버쇼핑몰, 기타 무점포판매점(통신판매.방문판매 등)을 합친 전체 무점포판매 규모는 9월에 2조5천41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386억원)보다 2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최대 판매액이다.
이런 무점포판매의 급증세는 같은 달 대형마트 판매액이 2조7천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에 그치고 슈퍼마켓은 2조107억원으로 아예 3.5%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신종 플루 때문에 바깥출입을 삼가고 집에 틀어박혀 물건을 구매하는 ’방콕’ 쇼핑이 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체 소비가 늘고 있는데다 홈쇼핑과 사이버쇼핑몰 등 무점포 판매가 추세적으로 늘면서 소비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9월 통계가 신종 플루에 따른 영향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